총련단장 박재로씨 상봉 조카 의성비안 박효진씨

입력 2000-09-22 15:02:00

"혈육의 정이 뭔지… 그러나 자식일을 생각하면…"재일 조선인총연합회(이하 총련) 고향방문단 단장으로 한국을 방문, 23일 고향을 찾아오는 당숙 박재로(77)씨를 맞는 박효진(73.경북 의성군 비안면 산제1리)씨는 혈육을 만나는 기쁨보다 큰아들 문제가 먼저 떠오른다.

30년전 큰아들 경호(48)씨가 육군사관학교에 당당히 합격(당시 고등학교 3학년), 2주간의 교육을 받을 무렵 일본에 계신 당숙의 총련 연루문제가 불거져 강제 퇴교 당한 가슴아픈 과거가 있었기 때문.

육사 퇴교 문제는 아직까지 박씨 전가족들에게는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총련 모국방문단 단장으로 60년만에 고향을 찾아오는 당숙을 맞이하는 박씨의 혈육의 정은 남들 못지않다.

60년전 일본으로 떠나기전의 일들을 희미하나마 기억하며 백발 노인으로 변해 있을 당숙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리는듯 해 보였다.

"종조모가 돌아가시기 전후 수차례 일본으로 편지를 보냈으나 한번도 답장이 없었다"는 박씨는 그 모든 것을 '조총련 굴레' 때문으로 돌렸다. 그는 또 "이제 와서 그분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60년만에 고향을 찾아오는 그분에게 섭섭함이 없도록 잘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의성.李羲大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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