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감된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 결과는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재수생이 늘어 고3 수험생들이 크게 불리해졌다. 또 수능시험은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응시하고 지원은 자연계로 하려는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많아져 수능시험 이후 지원 양상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하고 올 입시 전망, 남은 기간 대비책 등을 점검해본다.
▨재수생 강세
재수생 숫자는 96학년도를 기점으로 99학년도까지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종전 재수생 수가 줄어든 것은 상위권 대학의 특차모집이 확대되고 정시모집에서 복수지원 기회가 생기면서 고득점 수험생 탈락이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재수생들의 점수 상승폭이 재학생보다 커지자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이 대거 재수에 뛰어들어 입시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상위권 재수생들의 증가는 이들이 소신지원하게 될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와 특차 경쟁을 치열하게 만든다. 이 경우 상위권 재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며 중하위권도 일단 합격한 후 재수를 하려는 상위권에게 밀려나는 연쇄작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1만4천여명이나 되는 검정고시 출신도 상위권 대학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신성적 때문에 자퇴한 과학고나 외국어고 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교차지원 증가
2001학년도 수능 지원의 가장 큰 특징은 교차지원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지원자는 지난해에 비해 2만4천286명이 감소했지만 인문계는 1만4천156명, 예체능계는 1만5천205명이 늘었다. 자연계 지원자가 5만3천647명이나 줄어든 탓이다. 이는 상당수 대학들이 계열 교차지원을 허용하면서 수리탐구 영역(수학Ⅱ, 과학)에 부담을 느껴 점수 따기가 쉬운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수능시험을 치르고 자연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려는 자연계 수험생이 늘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따라서 인문계 고득점 수험생들이 자연계의 의예, 치의예, 한의예 등 인기학과에 대거 지원하는 현상은 올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선호도에 따른 대비책
대성학원이 지난 4월 이후 치른 몇 차례 모의고사를 바탕으로 수험생들의 지원학과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는 수험생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인문계 수험생들은 신문·방송 등 언론 관련 학과 선호도가 가장 높아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상위권의 경우 법·상 계열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으며 순수학문은 해가 갈수록 지원자가 줄어 합격점도 낮아지고 있다.
자연계는 의약분업, 드라마 '허준' 등의 영향으로 한의예과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한의예과는 명문대 의예과보다 합격점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예체능계열도 만화 전공이 1위를 차지했고 희소가치 때문에 취업이 보장되는 경호학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올해 수능 지원자들의 성별 감소 비율을 보면 남학생은 1만8천195명 감소한 반면 여학생은 6천91명 감소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간호학과, 의류계통학과 등 여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학과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 지원 분석
대구·경북지역의 전체 지원자 수는 9만3천299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천254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북에서만 2천725명이 감소, 학생의 자연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수생 증가율은 전국에서 대구가 가장 높았다.
2001학년도 대구·경북지역 대학입학 정원은 4만3천5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천여명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수험생들의 입학 문이 넓어졌다. 그러나 대구지역이 최악의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수도권 중위권 대학보다 지역 대학의 상위권 학과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다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역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는 지난해보다 더욱 경쟁률이 높아지는 반면 중하위권 대학은 정원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대비책
수능시험이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정신적 여유가 없다 보니 구체적인 학습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가 곧 좌절하거나, 너무 막막해 방향성 없이 허둥대다가 결국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는 일주일 단위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그에 바탕하여 실천 가능한 일일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다음 반드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획의 실천이 주는 성취감은 고득점을 위한 초석이 된다.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에 근거해서 지금쯤 성적이 잘 안나오는 과목은 해도 소용없고 시간도 없다며 포기하기가 쉽다. 그러나 어느 한 영역을 포기하고는 절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수학에 자신이 없는 학생도 막판까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중·하위권의 경우 수리탐구Ⅰ은 최대의 승부처가 된다.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온 상위권 수험생들도 실제 수능에서는 판도가 전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정리해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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