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비난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통일대통령 운운(云云)하는 불온삐라가 서울의 호텔을 비롯해 주택가 등에 수백장씩 뿌려져도 경찰이 그 진상파악조차 않는건 도저히 납득할수 없다.
삐라가 처음 발견된곳이 지난14일 오후 임동원 국정원장과 김용순 북한 아태평화위원장 일행이 남북교섭을 벌이고 있는 호텔구내와 인근지역이었다. 남북화해 협상이 열리는 곳에서 이런 불온삐라가 발견됐다면 경찰은 즉각 그런사실을 밝히고 그 출처조사에 임하는게 당연한 의무인데도 어쩐 일인지 쉬쉬 숨기고 있다가 한나라당이 이를 밝힘에 따라 알려진 그 자체를 우선 문제시 하지 않을수 없다. 더욱 의아한건 그 뒤 서울도심 곳곳에서 삐라가 대량 발견됐음에도 역시 경찰은 묵묵부답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런 삐라사건을 문제삼아 그게 확대재생산되면 모처럼 이뤄진 남북화해 무드에 득될게 없다는건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터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걸 쉬쉬하고 덮어버린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것도 알아야 한다. 이 작은 불씨를 그냥 놔뒀다가 나중에 어떤 큰 화근으로 변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반드시 경찰이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주일 이상 지나도 경찰은 아무런 조치가 없고 삐라는 계속 발견됐다. 경찰은 봄철만 되면 북에서 고무풍선에 넣어 날린 삐라가 종전에도 종종 발견됐기 때문에 이번 것도 종이재질 등으로 미뤄봐 그런 종류일 것이라는 추정만 하고 경찰로서는 그이상 한일이 없다는 투로 나오고 있다.
경찰 추정대로 이게 북의 소행이라면 냉전시대의 유물인 이런 삐라가 어찌해서 남북 해빙시대에 또다시 나타나며 그 행태의 저의가 뭔지를 우리정부는 북측에 따져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문제는 경찰추정대로 북의 고무풍선으로 치부하기엔 수상쩍은 구석이 있다는 점이다. 풍선이 터져 날렸으면 그냥 살포된채로 발견되는 게 상식인데 호텔내부에까지 뿌려진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옮겨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만약 이게 남한내의 고정간첩이나 북의 추종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라면 그건 큰 일이다. 이는 우리의 체제를 전복 또는 전면 부정하는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아무리 남북화해무드라 해도 통일이 되기까진 남과 북의 체제는 엄연히 다르다.
우리의 체제유지 차원에서도 이번 사건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는 심도있게 그 대처방안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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