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현장에 고관행차 복구에 오히려 방해돼

입력 2000-09-21 14:31:00

며칠전 태풍 사오마이로 둑이 무너졌다는 형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수해 복구 협력차 고향인 경북 고령에 갔다.

마침 고향에서는 낙동강 둑이 무너진지라 국무총리를 비롯 야당 총재, 장관 등 고위관계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 고위관료들이 방문할 때마다 수해복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들은 헬기편으로 수해 현장을 찾아와 도지사에게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주민들과 사진촬영을 한뒤 불과 30, 40분만에 훌쩍 떠나버린다.

그러나 현지 부녀회원들은 이들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청소하느라 벼 세우기 작업 등 정작 해야 할 일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계 공무원들도 이들 거물급 인사의 행차에 보고자료 준비, 경비와 안내하는데 행정력을 허비하는데 정신이 없는 것이다.

많은 수재민들은 사진이나 찍고 생색이나 내려는 사람들은 차라리 안 찾아오는게 돕는 일이라고 비아냥댔다.

앞으로 수해복구 작업에 오히려 방해만 되는 수해현장 고관행차는 가능한 줄여 줬으면 한다.

이명수(마산시 양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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