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하루 석유 소비량은 207만배럴. 환율 1천200원 기준으로 배럴당 26달러를 계산하면 석유값만 매일 646억원을 쓰고 있다. 1년에 23조5천억원을 넘는다. 문제는 이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할 정도로 경제 규모가 성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에너지 소비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을 웃돌고 에너지 효율성도 크게 낮았다. 특히 올 상반기 가정·상업용 소비량은 98년 상반기에 비해 36.5%나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7%를 넘어섰고, 총 수입액 대비 에너지 비용은 상반기 22.5%에 달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선박, 섬유 등을 팔아 힘들게 벌어들인 외화를 석유 사느라 다 써버리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지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 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난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현재와 같은 과소비 구조에선 어떤 대책보다 절약만큼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절약 방법을 알고도 귀찮다는 이유로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 백열등을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70%를 절약할 수 있다. TV 시청을 하루 1시간씩만 줄이면 1년에 국가적으로 312억원을 아낄 수 있고, 플러그를 빼놓으면 90억원이 절약된다. 사무실에서 무심코 켜두는 컴퓨터를 안쓸때 1시간만 꺼도 연간 1천만달러 이상 에너지 수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새로 구입하는 각종 사무용 기기를 에너지절약마크가 부착된 절전형 제품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약 3천300만달러의 절 약효과를 가져온다.
난방용 연료도 충분히 줄일 여지가 있다. 겨울철 도시근로자 가정의 월 평균 난방비는 7만3천원 정도. 이를 10%만 아끼면 연간 에너지수입액을 약 9천만달러 줄일 수 있다. 전국 500만 도시가구가 겨울철 실내온도를 1℃ 낮춰 난방비를 7% 절약하면 에너지수입비용을 1억5천만달러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실내에서 런닝셔츠만 입는 것보다 겹옷을 입으면 온도를 6~7℃ 가량 낮출 수 있다.
고효율 전기제품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국에 있는 40W 형광등을 32W 고효율 형광등을 교체할 경우 절전효과는 20~35%. 이를 에너지수입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2억달러 이상이다. 이처 럼 무심코 낭비하는 에너지를 10%만 줄이면 30억달러의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국제유가가 배 럴당 1달러 오르면 원유 수입액은 8억8천만달러 늘고, 무역수지는 10억5천만달러 정도 감소한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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