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회등원을 거부한 채 '모양새 사나운' 장외 행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부정 수사 축소.은폐 의혹 사건이 불거지자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선관위와 대검을 방문한데 이어 18일에는 '사직동팀'으로 불리는 경찰청 수사국 조사과와 은평경찰서를, 19일에는 다시 한빛은행 본점을 찾았으나 의혹을 밝혀내기는커녕 해당 기관의 반발만 사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
선관위 방문에서 "독립된 헌법기관을 얕잡아 본다"며 선관위로부터 항의를 받았으며 19일 사직동팀에서는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일부 의원이 경찰을 폭행했다는 시비를 낳아 경찰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또 19일 한빛은행 본점에서도 일부 의원이 김진만 행장이 늦게 나타난 것을 두고 호통을 치다 "여기가 청문회장이냐, 막말을 하지 말라"는 반발을 산데 이어 은행 노조원들로부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항의를 받는 등 잇따라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돌출사건이 터질 때마다 한나라당은 사건 전모와 의혹을 밝혀내겠다며 해당기관을 방문했으나 한나라당이 밝혀낸 사실은 전무한 상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문에 한결같이 불만을 표시한 해당기관들은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조사는 있었으나 결론이 없는' 헛발질만 되풀이 됐다.
19일 한빛은행에서도 "관악지점이 워낙 교묘하게 해 본점도 잘 몰랐다" "기억이 안난다" "모르겠다"는 답변만 나와 방문시간 내내 의원들과 임직원들의 말싸움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의 현장 방문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의혹 사건이 빚어진 현장에서 확실한 대답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의원들의 직접 방문조사가 해당기관의 일탈행위를 견제하는 효과는 충분하다"는 의견이 이회창 총재 주변의 이야기다.
그러나 "어차피 나올 대답은 뻔한데 현장의 반발만 살 뿐인 행보가 무슨 이득이 있느냐"는 비판론도 만만찮다. 아무리 야당이라지만 소출도 없는 정치공세에 의원들을 동원, 자충수만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徐泳瓘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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