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울진군수 구속영장-8천여만원 상당의 금품받은 혐의

입력 2000-09-20 12:12:00

【영덕】대구지검 영덕지청(지청장 조두영 .검사 허용행)은 19일 신정 울진군수를 직무와 관련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뇌물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정군수는 지난 98년 7월 민선 울진군수로 취임한뒤 울진군 ㄷ광업소 대표 김모(67)씨로부터 광형석 석산개발 허가와 김씨 소유땅 4만여평을 쓰레기 매입장으로 매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태리제 가구인 화장대가 달린 침대를 비롯해 지금까지 10여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관계자는 "신군수가 받은 금품에 대한 대가성를 부인하고 있지만 금품을 건넨 김씨의 진술 등으로 볼 때 직무와 관련해 받은 것이 분명해 사법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신정군수의 뇌물수수혐의와 관련 지난 6일 소환조사를 벌였지만 신군수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귀가조치시킨 후 이날 오후 추가로 소환해 그동안의 보강조사를 토대로 김씨와의 대질신문 등을 벌인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덕·鄭相浩기자 falcon@imaeil.com

신정 울진군수는 누구?

투스타 출신 장군에서 경북도내 유일한 여당 자치단체장으로 화려하게 등장, 대통령을 독대하며 「힘있는 군수」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온 울진의 신정군수가 행정가로 변신한지 2년여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처지로 추락했다.

19일 오후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있는 신정 울진군수를 추가로 소환한 대구지검 영덕지청은 조사를 시작한지 4시간여만인 오후 6시30분쯤 신군수를 긴급체포한 뒤 곧바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정군수는 이날 오전 경주에서 열린 도내 시장.군수간담회와 민주평통 제9기 지역회의 참석한 뒤 오후 2시30분쯤 검찰에 도착했으며 대동한 직원2명과 함께 차트렁크에서 서류가 든 것으로 보이는 종이상자를 들고 2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난 1차소환조사때 신군수가 혐의내용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귀가조치된데다 신군수 나름대로 그동안 상당한 구명운동을 펼쳤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아 수사가 밤늦게까지 이루어지고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도 구속까지야 되겠는냐는 여론도 있었던게 사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예상을 깨고 조사시작 4시간여만에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군수 검찰소환이후 울진현지에서 증폭되고 있는 여론의 파장과 이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공직사회에 「법대로 처리원칙」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여전 울진군수로 취임한 신정군수는 초기엔 과감한 공직사회 개혁과 투명한 행정업무추진으로 울진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행정을 독선적으로 병영처럼 끌고 간다는 시비와 함께 일부공무원들을 군수선거때 상대편을 도왔다는 이유로 무보직발령과 배치발령을 내는 등 파격적 인사로 공직사회내부가 분열 되는가 하면 돌출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데다 이번에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비난여론이 고조됐다.

신정군수는 지지자들로부터는 역대 울진군수중 가장 청렴하다는 찬사를 받는 반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인사들로 부터는 울진군수만 하는것으로 그친것만도 천만다행이라는 극단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덕·鄭相浩기자 falcon@imaeil.com

울진군민 충격.허탈,군수 퇴진운동도

울진군민들은 군의회 의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된데 이어 19일 신정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지역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퇴진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군수가 직업군인에서 행정가로 변신, 취임초기부터 자신이 주창해온 공직사회의 부패 청산을 스스로 어겼다는 사실에 군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상인 이모(40.울진군 울진읍)씨는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점심 도시락 싸오기」 등 청렴과 도덕성을 강조하던 신군수가 이렇게 군민들을 실망시킬 수 있느냐 』며 비난했다.

어민 김모(58 .울진군 후포면)씨도 『이번 사건은 신군수 개인은 물론 울진군민 전체의 명예도 함께 실추시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진참여자치연대.사회정책연구소 등 지역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군수퇴진운동도 확산되 고 있다. 사회단체들은 『공직자의 기본덕목인 청렴성과 사회도덕적 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 라며 『신군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울진참여연대는 지난 7일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데 이어 19일 『신 군수는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함은 물론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군민 사과와 함께 자진 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군수퇴진 운동 전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도 이날 『7만 군민의 대표인 군수가 대형 사업에 알선중계, 특혜약속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근남현안대책위원회도 19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어 오는 22일 오후 1시 울진군민회관 앞 광 장에서 군수퇴진 촉구대회를 개최키로 결정하고 울진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다. PC 통신상의 네티즌 들 사이에서도 군수퇴진 운동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

이와함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뒤늦게 접한 군청 공무원들도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 군의회 의장이 구속된데 이어 군수마저 구속될 경우 행정공백 사태가 우려된다며 진상파악과 사태추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의회 의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이어 터져 나온 신군수의 뇌물수수 사건은 행정공백 사태와 군정에 대한 불신 가중은 물론 지역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퇴진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울진.黃利珠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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