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특검제 주장 배경

입력 2000-09-19 15:03:00

정치권에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자민련은 18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제 도입을 추진키로 당론을 모으고 이를 위한 3당 총무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특검제 도입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팽팽한 대립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자민련이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자민련이 당초 어정쩡한 태도에서 특검제 도입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최근의 당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교섭단체 구성 문제에만 매달려 거의 입지를 찾지 못하는 와중에 당내에서는 "여당인지 야당인지 분간이 안된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때문에 한빛은행 불법대출 문제가 정치권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내 원내 입지를 구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변웅전 대변인이 이날 고위당직자 회의 후 특검제 도입 당론을 전하면서 김종필 명예총재로부터 추인을 거론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것이다.

또 특검제 도입 주장을 통해 한나라당에 모종의 손짓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운영위를 통과한 교섭단체 문제가 본회의 상정도 안되는 상황이 한나라당의 반대에서 기인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으로부터 확실히 '점수'를 따겠다는 생각이다.

자민련의 이같은 입장선회는 민주당과의 공조전선에 이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