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도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1~2년 전만해도 56K급 모뎀으로 접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ADSL로 대표되는 초고속 서비스가 등장, 인터넷 속도는 메가 단위로 올라섰다. 최근엔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이론적으로 ADSL보다 6배 이상 빠른 VDSL을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서비스함으로써 속도 경쟁은 가속화됐다.
ADSL과 VDSL은 일반 구리 전화선을 이용해 가정이나 중소기업에 고속 데이터를 전송하는 디지털가입자회선(DSL:Digital Subscriber Line)의 한 종류다. 이들을 통칭해 xDSL이라 부르기도 한다. xDSL은 비디오,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일반 가정에 전달하기 위해 개발됐다. 안정된 초고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가정까지 광통신으로 연결하면 되지만 그러기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xDSL은 광통신이 완전히 구축되기 전까지 효용가치가 있는 대체기술이다.
xDSL은 1989년 미국 벨코어가 기존 구리선을 사용해 비디오, 영상, 고해상도 그래픽, Mbps급 데이터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제안했다. 지난 96년을 전후해 미국의 주요 통신사업자에 의해 시범서비스가 시작됐으며 98년부터 상용서비스로 전환됐다. xDSL의 보급 덕분에 기존 전화서비스와 동시에 고속 인터넷 접속, VOD, 영상전화, 원격강의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가정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됐다.xDSL의 원리는 갓길 통행에 비유할 수 있다. 기존 모뎀이 최고 3.4kHz급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데 비해 xDSL은 MHz 대역의 훨씬 넓은 주파수 영역을 이용, 기존 구리선을 통해서도 수Mbps~수십Mbps에 이르는 전송속도를 낼 수 있다. 낮은 주파수 대역으론 음성을 전달하고, 높은 주파수 대역에선 컴퓨터 통신 전용으로 쓰는 것이다.
xDSL이 비록 광통신 대체기술이긴 하지만 앞으로 40년간 인터넷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규모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98년 기준으로 전체 xDSL 장비 시장규모는 약 3억3천만달러에 이르렀다. 2003년에는 이보다 약 10배 증가한 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별 시장현황을 보면 97년 전체 xDSL 시장의 74.3%를 차지했던 ADSL이 98년에는 3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매출규모만 1억9천만달러에 이르렀다.
최근 국내에선 차세대 인터넷망으로 VDSL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앞다퉈 시범서비스를 실시하자 벌써부터 업계에선 내년부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선 ADSL과 VDSL이 주도권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7월 28일부터 서울에서 50회선 규모의 VDSL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나로통신은 이번 시범서비스에서 10Mbps 이상의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통신도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올해 안에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뒤 내년 2/4분기부터 6대 광역시, 2002년부터 중소형 도시, 2002년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VDSL이 급격히 부각되는 까닭은 데이터 전송 속도 때문이다. 기존 ADSL은 이론상 하향 8Mbps, 상향 640Kbps의 속도를 내지만, VDSL은 이보다 최고 6배 빠른 하향 52Mbps, 상향 26Mbps를 낼 수 있다. 또 영상과 초고속인터넷, 음성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유료TV, 원격진료·교육, 다채널 주문형비디오(VOD), 고화질TV(HDTV) 등 실질적인 멀티미디어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ADSL의 제한 전송거리는 5.4km지만 VDSL은 훨씬 짧은 1.5~2.5km이다. 실제로는 1km이내에만 2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전화국에서 가입자까지의 거리가 더 멀어지면 ADSL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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