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 참아 줬으면 좋았을 것을…" 대풍이 예상되던 과수가 태풍'사오마이'의 강타로 쑥대밭으로 변하면서 농민들은 넋을 잃고 있다.
최해수(64.경주시 서면 아화리)씨는 강풍을 견디지 못해 무더기로 떨어진 배를 어루만지며 안타가워 하고 있다.
600여평의 면적에 배나무를 심어 매년 9월말 수확해온 최씨는 "올해는 300∼400만원의 순수익을 예상했으나 출하를 불과 열흘 앞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1천여평의 면적에 배를 수확하여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온 김종식(58.경주시 서면 아화2리)씨는 "지금까지 이상기온에도 불구, 잘영글었는데 하루 아침에 쑥대밭이 됐다"며 불청객 '사오마이'를 원망했다.
과수농 박윤조(70.서면 도리)씨는 "70평생 살았지만 돌풍이 사과밭을 뿌리채 뒤흔들어 놓기는 처음"이라며 "매달려 있는 사과도 멍이 들어 실제로 수확할 수 있는 과일은 얼마 되지 않다는다"며 탄식했다.
이번 태풍으로 최저 30%에서 최고 70%까지 피해를 입은 경주시 서면지역 과수농 100여호는 과일이 설익어 비바람에 낙과해도 그대로 방치 할수 밖에 없는 실정.
경주지역은 전체 과수농 2천300농가중 사과 재배농이 1천100농가(720ha), 배 460농가(230ha), 단감이 850농가(740ha)로 평균 40%가 태풍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오전 영천시 신녕면 화남3리 권문호(44)씨의 2천500평 추황배밭.
이달말 수확을 앞둔 배가 태풍으로 60%이상이 낙과한 밭에서 종이봉투가 씌어진채 떨어진 배를 상자에 주워담던 권씨는 허탈한 웃음을 허공에 날렸다.
"씨알이 굵어 상품가치가 큰 것만 골라 떨어졌습니다. 며칠만 더있으면 10kg 1상자당 3만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낙과한 배는 가격이 상자당 정상가격의 10분의1인 3천원밖에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권씨가 16일과 17일 이틀간 주워담은 떨어진 배는 20kg들이 120상자. 가격으로 치면 700만원이상의 낙과피해를 입었다.
권씨처럼 태풍으로 낙과피해를 입은 신녕면의 배재배농가수는 80여가구. 약 25ha의 배재배면적이 낙과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주.朴埈賢기자 jhpark@imaeil.com
영천.徐鍾一기자 jise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