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교령 늑장-교육청 '갈팡질팡'

입력 2000-09-16 12:15:00

대구시와 경북도 교육청은 16일 하루 대구.경북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임시휴교령을 발령했다.

그러나 시.도 교육청은 15일 오후부터 태풍 사오마이의 상륙이 예상됐는데도 16일 오전6시가 넘어서야 간부들이 출근도 않은 채 전화로 휴교에 대해 논의, 늑장대응이란 비난 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대다수 학생들이 휴교 사실을 모른 채 등교길에 나서 학교까지 갔다 가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등교 도중 귀가하는 혼란을 빚었다.

대구 ㄱ여고 1학년 김모양은 "버스가 잘 오지 않아 급하게 택시를 타고 학교까지 갔다가 친구들이 돌아나오는 걸 보고 집으로 갔다"면서 "평소 강조하던 비상연락망은 뭐하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렸다.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각 지역 교육청 직원들의 출근조차 늦어 휴교 사실을 확인하려는 학생, 학부모들이 발만 동동 굴렀다. 각급 학교와의 연락체계도 제때 가동되지 못해 휴교여부를 묻는 학부들의 전화에 학교측은 "아직 교육청의 지시가 없었다"며 확답을 해 주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켰으며 일부 학교는 무인경비제 도입으로 근무자가 아예 없어 등교 후에야 휴교가 통지되는 상황도 빚어졌다.

또 대부분 학교에서는 어렵사리 등교한 학생들을 억지로 되돌려보내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등교한 학생들만으로 수업이나 자율학습을 시키기도 해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샀다.

학부모 유모(34.성주군 성주읍)씨는 "오전8시가 넘어도 학교에 전화받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대도시에 비해 등교시간이 빠르고 교통이 불편한 농촌지역에 휴교사실이 늦게 전달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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