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계 임의변경 말썽

입력 2000-09-13 00:00:00

오는 10월 하순 대구시 수성구 시지지역에 문을 여는 외국계 대형유통업체 월마트를 위해 경찰이 주변 교통체계를 대폭 변경, 특혜의혹과 함께 동행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고산국도와 인접한 수성구 노변동 아파트대단지 입구에 들어서는 월마트는 지난 5개월에 걸친 공사과정에서 도로와 인도를 무단 점용, 주민들의 차량통행과 보행에 큰 불편(본지 8월22일 30면 보도)을 끼친 데 이어 이번에는 경찰이 월마트 앞 신매네거리 일대의 교통 체계를 크게 바꿔놓아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은 월마트의 교통수요에만 맞춰 횡단보도를 50m가량 뒤로 옮기고 아파트단지에서 나오는 좌회전을 금지, 주민들은 지금까지의 교통 흐름을 흐뜨려놓았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 바람에 상당수 주민들은 기존의 횡단보도 자리로 마구 건너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또 편도 3차로의 교차로에 유턴 지점을 2군데 신설해놓아, 주민들은 끼어 들기와 무리한 유턴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교통 혼잡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박모(46)씨는"경찰이 주민들의 편의는 뒷전인채 고객과 차량의 월마트 진출입만을 고려해 교통 체계를 변경한 것 같다"면서"설령 이번 변경이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사전에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더욱이 이 도로는 경산 옥산아파트지구로 통하는 길목인데다 대구종합경기장과도 연결되는 곳이어서 북구 홈플러스 규모와 맞먹는 월마트가 문을 열고 난 뒤에는 이 일대 교통체증이 상당히 심각해,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구시와 경찰은 이 지역의 교통체계를 변경에 앞서 각각 교통영향심의위원회, 교통규제심의위원회를 열면서 월마트가 서울 용역업체에 의뢰해 만든 교통영향평가 안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주민 입장에서 보면 불만스럽지만 월마트의 오픈이 임박했고 하루 이용 고객이 상당할 것 같아 교통체계의 변경이 불가피했다"며 "문제점이 발생하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 시지점은 연건평 1만2천500평 7층 규모에 주차대수 580대의 대형할인점이다.

金敎盛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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