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90선까지 밀리나

입력 2000-09-13 00:00:00

코스닥지수가 지난주 8일 장중 한때 100선이 무너짐에 따라 향후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이던 100이 붕괴된 이상 단기적으로 90선 이하까지 추가하락을 각오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반면 단기간에 하락폭이 컸던 만큼 반등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도 없지 않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오전장 한때 전날보다 2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99.6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지난 99년 4월 13일 96.93을 기록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지수를 기록한 것. 연중 최고치인 지난 3월의 283.44포인트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오후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소폭 반등하는 선에서 장을 마쳤다.

성낙현 동양증권 코스닥팀장은 "코스닥 시장은 기술적, 심리적 지지선이 모두 깨진 상황이어서 추가하락폭을 점치기가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 90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도 90∼95선의 지지 여부를 눈여겨 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코스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거래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이동평균선이 역배열 상태여서 추가하락할 것이란 게 온이사의 전망. 추가적인 자금유입에 의한 수급개선 없이는 반등이 힘들다는 것이 비관론의 요지다. 여기에다 코스닥 등록 러시가 재연되면서 연말까지 1조원에 가까운 물량이 새로 코스닥에 쏟아지는 것도 시장체력을 더욱 허약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기관과 외국인의 손절매 양이 거래소 만큼 많지 않고 개인들도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았기 때문에 투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중 최저치 수준인 현 지수가 수급불균형 해소와 맞물릴 경우 실망감보다는 오히려 매수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쪽으로 작용, 반등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얘기다. 20일 이동평균선인 110선 근처까지 1차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 주식을 갖고있는 투자자들은 이미 손절매 시기를 놓친 만큼 투매에 가담하기보다는 일단 반등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섣불리 바닥권이라고 판단, 매수에 가담하지 말고 정부의 대책 발표나 주변 여건의 호전 상황을 확인한 뒤 '사자' 주문을 내라고 조언하고 있다.

李大現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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