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열쇠는 특검제"

입력 2000-09-09 15:14:00

"한빛은행 대출사건은 은행지점장과 업체대표가 결탁한 단순 사기사건이다"8일 검찰이 한빛은행 466억 불법대출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시민과 네티즌들은 "납득할 수 없는 발표"라며 특검제 도입 등을 통한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특히 경실련 녹색연합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환경운동연합 등 6개 시민단체는 이날 '최근 정국 현안에 관한 입장발표'라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수사를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대출과정에서 권력의 실세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검찰수사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외압의혹의 실체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네티즌·시민반응=시중은행 중견간부 박모(45)씨는 "400억원대에 불과하던 관악지점 예금과 대출이 불과 1년반 사이에 예금 450억원, 대출 1천350억원으로 늘어났는데도 본점에서 아무런 의혹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모자라는 대출금 900억원을 본점에서 꿔다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더 지점장과 업체대표의 단순 사기극이란 검찰수사는 설득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29)씨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정면 대립하고 있어 분명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의혹을 묻어 진실을 생매장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시청자'는 "××같은 검찰에 맡겨서는 진실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국정조사와 특검제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수사 발표=서울지점 조사부는 8일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 지난 2월 부터 8월까지 관악지점 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와 대리 김영민(35·구속),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47·구속)씨 등이 짜고 수출실적도 없는 아크월드 등 3개사의 80개 협력업체 명의로 허위 내국신용장을 발급한 뒤 이를 관악지점이 직매입하는 방법으로 모두 466억원을 불법대출했다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씨와 김씨는 이 과정에서 각각 4천만원 및 500만원의 사례비를 챙겼다.

그러나 검찰은 "대출과정에서 박지원 문화부장관, 박현룡 전 청와대 행정관, 이수길 한빛은행 부행장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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