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입력 2000-09-08 00:00:00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올해 2/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은 정부의 중산·서민층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득격차가 작년 동기보다 더욱 벌어졌음을 드러냈다게다가 화려한 거시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도시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은 4년전인 지난 96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통계청은 소득분배구조가 전분기인 1/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됐으며 하반기에는 중산·서민층 대책이 효력을 발휘해 소득 격차가 더욱 줄어들것으로 내다봤다.

◆소득분배구조 악화

'1'이면 완전 불평등, '0'이면 완전 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의 경우 2/4분기에 0.317로 작년동기의 0.311보다 0.006포인트 상승했다.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눠 계산하는 소득배율은 5.28로 작년 같은 기간의 5.24보다 높아졌다. 소득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작년 4/4분기와 올해 1/4분기와 비교하면 소득분배구조가 개선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물론 2/4분기 지니계수는 작년 4/4분기의 0.327, 올해 1/4분기의 0.325보다 낮아졌다. 소득배율도 작년 3/4분기 5.29, 4/4분기 5.57, 올해 1/4분기 5.56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소득은 계절적 요소가 강하다. 명절을 비롯한 특정 시기에 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분배구조 개선여부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파악해야 정확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2/4분기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소득액이 늘어난 근로자가 있어 작년동기보다 소득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왔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분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득 격차가 더 이상 벌어지는 것을 차단만 해도 소득분배정책은 성공하는 셈"이라면서 "신자유주의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소득격차 해소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질소득 4년전인 96년에 못미쳐

2/4분기중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은 월평균 233만1천2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0.9%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득증가율의 경우 98년에는 1/4분기 -2.8%, 4/4분기 -3.8% 등으로 내내 마이너스를 유지하다 99년 2/4분기 0.4%, 3/4분기 8.5%, 4/4분기 9.1%, 올해 1/4분기 5.7% 등의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2/4분기 실질소득은 193만9천400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96년의 194만7천900원에 못미쳤고 97년 203만1천100원의 95.5%에 불과했다.지표상의 경기호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도시근로자 가계는 아직도 4년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눈부신 경제성장의 과실은 도시근로자 상위층, 일부 자영업자 등에만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 증가세는 둔화

소득에 비해 훨씬 높았던 소비증가세는 2/4분기들어 둔화됐다. 소비지출은 월평균 154만2천1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0% 증가했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작년 평균13.5%에 달했고 이중 3/4분기에는 17.9%나 됐다. 올해 1/4분기에도 12.7%였다.

이에따라 평균소비성향은 75.9%로 전분기의 79.4%와 비교하면 한풀 꺾였다. 전분기 평균소비성향은 지난 82년 4/4분기 81.0% 이후 최고치였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계지출에서 세금·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소비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눠 계산한다. 가처분소득은 전체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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