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로 예정돼 있던 제2차 남북 적십자회담의 무산은 비정상적인 남북회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북측의 일방통행식 회담 진행에 그저 끌려다니기만 하던 남측이 결국 회담 무산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다.
2차 적십자회담은 지난 6월말 1차 적십자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비전향 장기수 송환직후 회담을 열기로 합의된 사안이다. 이 회담에서 남북은 면회소 설치와 운영 등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장치를 마련할 생각이었다.
남측은 때문에 지난달 26일 비전향 장기수 북송 직후인 5일 회담을 갖자고 북측에 공식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회담 전날까지도 구체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아 회담을 무산시켰다.
우리 측 준비소홀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열흘동안이나 손을 놓고 있던 정부는 북측의 태도가 확인된 지난 4일에야 북측 진의파악에 골몰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북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북측 태도는 더욱 문제가 됐다. 공식 회담제의를 받은 후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다가 회담 전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외교관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 북측은 지난 1차 회담 합의에는 아랑곳 않고 지난 2일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 63명에 대해 대대적인 환영 연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조국통일상을 수여하는 등 회담 개최 여부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2차 장관급 회담에서도 북측이 우리 측에 식량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측이 회담보다 남측의 지원에 더 신경을 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그러나 남측은 일단 회담무산과 관련, 북측이 의제와 관련해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당초 의제인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외에 이번 2차 장관급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방문단 추가 교환, 서신 교환 문제 등이 추가됐기 때문이라는 설명만 늘어놓고 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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