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인천집회 무산

입력 2000-09-05 14:22:00

한나라당이 4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개최한 '김대중 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는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한나라당은 대회장 곳곳에 현 정권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대회 참석자들은 연사들의 연설이 끝날때 마다 '심판 DJ정권' 등의 내용이 담긴 수기(手旗)와 피켓, 태극기를 흔들며 호응했다.

이날 '우리의 희망 이회창' 등의 연호 속에 부총재 등 당 지도부에 둘러싸여 트럭을 개조해 만든 단상에 오른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연설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송환에 대해 "자기 국민이라면 시신이라도 찾아야 하는게 나라의 도리인데 가족들의 피끓는 호소와 송환 요구를 묵살한다면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인권부터 챙기시오"라며 김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 총재는 또 "나라가 중심을 잃고 파탄의 길로 들어섰다"면서 "국민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해 주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단상에는 김덕룡(金德龍) 강창성(姜昌成) 의원과 양정규(梁正圭) 하순봉(河舜鳳) 박희태(朴熺太) 이부영(李富榮) 부총재,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 정창화(鄭昌和) 총무 등이 자리했으며 이들은 이 총재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 당 부정선거특위 위원장인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김 대통령이 야당시절에 이런 일을 당했으면 나라가 뒤집어 졌을 것"이라며 선거부정, 권력실세 비리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또 박관용(朴寬用) 의원은 경제위기, 의료대란 등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우리 사회의 모든 면에서 위기의 빨간 불이 켜지고 있는데도 김 대통령은 '통일대통령'의 단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선거부정.국정파탄에 대한 김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특검제.국정조사 즉각 실시 △김 대통령 최측근 실세와 관련된 대출비리사건 완전공개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만세삼창을 외친 뒤 대회장에서 부평역까지 500여m를 행진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