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2차 장관급회담은 일정을 하루 연장하고 박재규 수석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대하면서 직접결정을 받아내는 등 숨가쁘게 전개된 한편의 드라마였다.
회담에서 오고간 뒷얘기들을 부문별로 소개한다.
##3차 장관급회담 장소
남측은 당초 서울에서 개최하되, 다음부터 서울, 평양을 오가면서 한다는 말까지 포함시켜했으나, 북측이 금강산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심각한 쟁점은 아니었지만회담 막판까지 확정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회담장 밖에서는 북측 회담 관계자들은'제주도'를 제안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결국 남측은 3차 회담은 반드시 남쪽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라산을 제안해고, 박재규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를 확인받아 공동보도문에 한라산으로 명기했다는 것이 회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식량지원
북측은 지난달 30일 평양회담 첫 회의서 식량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이를 별도 항목이 아니라 차관으로 제공한다는 점에 착안해 경협차원에 포함시켜 하나의 항목으로 묶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식량지원을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해 '보장한다' '실천한다'는 문구를 고집했으나, 남측은 '검토해 추진한다'는 유보적 표현으로 맞섰다. 이 문구로 남북 양측은 1일 저녁 마지막까지 합의에 애를 먹었으나, 결국 남측의 주장대로 합의문에 포함됐다.
특히 남측 대표단은 식량지원 논의과정을 사안의 예민성에 따라 철저히 비밀로 분류해 공동보도문 발표전까지 방북 취재단에도 일절 이야기하지 않았다.
##군사당국자회담
남측은 2차 장관급회담에 출발할 때부터 군사직통전화 및 군사당국자회담을 합의하자는 의도를 갖고 있었고, 북측은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남측은 출발 전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던 점을 감안해 군사부문과 경협제도장치 두 가지는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화 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하기로한다'는 선에서 1차 매듭을 지었으나 이후 박 수석대표가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하고 돌아와 군사당국자회담을 보도문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보도문안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와관련해 쌍방 군사당국자들이 회담을 조속한 시일내 가지도록 협의한다'고 바뀌었다.##박-김 면담에서 확정된 사안
박 수석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의 면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말한 부분은 '적십자회담에서 서신교환을 추진하는 등의 문제를 협의한다'고 회담 공동보도문에 명문화 하게 됐다.
회담 관계자는 "이외에도 △군사당국자회담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사업추진 △3차회담 장소-한라산 △대표단 규모를 편리한대로 한다는 등의 문구는 면담이후에 삽입됐다"고 설명했다.
##박-김 면담 상황
박 수석대표는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남측의 제안들을 담은 문건을 직접 펼쳐놓고 매 항목을 하나씩 조목조목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부분 박 장관의 설명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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