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은 1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이 '작년 청와대 공보수석이던 박 장관이 두차례 전화를 해 대출보증을 부탁했다'고 주장한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동안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으나, 수배중인 이씨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근거없는 주장을 펴고, 이를 빌미로 야당측이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어 부득이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했다.
특히 박 장관은 "이운영씨는 내가 전화로 대출보증을 부탁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사실이 전혀 없으며 대출보증을 부탁하기 위해 내가 일개 지점장에게 전화를 할리도 없다"고 일축하고 "대출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됐다고 하는데 집권여당이 신용장을 위조해 돈을 조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그동안 이씨가 보낸 사람을 지난 5월 6일과 8월 30, 31일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만났는데 이씨는 '구속되지 않도록 선처해주면 이번 사건이 박 장관과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해주겠다'고 제의해왔으나 단호히 거절했다"면서 "이씨가 내게 보낸 사람은 모 정치단체와 신문사에서 이씨를 보호하고 있는 것같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신용장을 위조해서 만기도래하면 이를 갚고 다시 개설하는식의 전형적인 신용장 위조 사기극"이라면서 "의혹의 핵심은 내가 대출을 위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대출자금이 내게 유입됐는지, 내가 압력을 넣어 사직동팀 수사를 시켰는지 등이지만 결국 검찰이 모든 사실을 밝혀줄 것이며, 나는 결백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사직동팀 수사와 관련, "이번 사건에 관한 탄원서는 작년 4월부터 돌아 사직동팀 담당자에게 '이런 것을 받았다'고 알려주자 이미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 팀장 등 3명으로부터 비리제보를 받아 수사중이라고 했다"면서 "내가 사직동팀에압력을 넣어 수사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박 장관은 또 아크월드사 박혜룡.현룡씨와의 관계에 대해 "진도 박씨 18대조의아들 3명이 장파, 중파, 계파로 나뉘었는데 나는 장파고 혜룡씨 형제는 계파로 항간에 나도는 7촌이니 하는 말은 가당치 않다"면서 "현룡씨는 영어를 잘해 정권인수위시절 데려다 썼으나 형의 대출보증에 얽혀들자 청와대를 그만두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장관과의 스캔들 관련 일문일답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은 1일 한빛은행 불법 대출사건과 관련해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에게 대출 보증압력전화를 2차례 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내가 청탁을 하려 했다면 일개 지점장에게 전화 할 리가 없다"고 부인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박 장관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요지.
-- 이씨가 박 장관으로부터 두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했는데.
▲작년에 떠돌던 진정서 내용과 같다. 내가 일개 지점장에게 전화를 할 리가 없다. 부탁하려 했다면 고위선에 했을 것이다. 당시 이사장이던 최수병씨와는 잘 알고지낸 사이였다. 부탁하려면 이사장에게 하지 지점장에게 했겠나.
-- 언제 처음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됐나.
▲작년 4월 진정서가 돌았다. 몇군데 신문에서도 취재차 접근해왔다. 내가 압력을 넣어 사직동팀을 움직였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사직동 직원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3군데서 제보가 들어와 수사(내사라는 의미)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제보자중한 사람은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이운영이 지점장으로 있던 곳) 팀장이다.
사직동팀에서 이운영의 재산을 조사하니까 부동산 구입이 33건이 나왔다고 했다.그런데 이운영이 검찰 수사를 받던중 종적을 감췄다. 그리고 나서 그 사건은 잊고있었다.
그런데 올 5월6일(추후 확인) 이문영 쪽에서 사람을 보내왔다. 나보고 구속이안되도록 선처해 달라는 것이었다. 천 몇백만원 가지고 크게 문제될 것도 없을 것이고 또 구속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거절해 돌려 보냈다. 그러던중 신문에 기사가 났다. 그래서 5월에 찾아왔던 사람을 수소문을 해 30일만나 "이운영이 나에게 당신을 보내면서 '내가 전화를 했었다는 말을 안할테니 선처를 해달라'고 하더냐, '그냥 선처해 달라'고 하더냐"고 물으니까 "그냥 선처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31일에도 그 사람이 연락해 만났다. 구속을 안하겠다고 보장해주면 전화했었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이운영이 얘기하더라는 것이다.
그 사람은 또 '어제(30일) 이운영을 만났는데 자기 생각에는 모신문사하고 정치단체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나를 찾아온 사람은 경찰 출신이다.
-- 한빛은행 사건을 어떤 사건으로 보는가.
▲이것은 완전히 사기극이다. 3억원이 지점장 대출한도니까 신용장을 위조해 만기도래하면 이를 갚고 다시 개설하는 식으로 한 전형적인 신용장 위조 사기극이다.총선후 그 돈이 정치권에 유입됐다고 하는데 집권여당이 그렇게 하겠나.
-- 왜 이운영이 박 장관한테 선처를 부탁했다고 생각하나.
▲ 내 이름을 걸어서 진정을 하고 내가 박현룡을 보좌관으로 데리고 있었으니까그랬을 것이다.
-- 누가 박 장관을 사칭해 거짓으로 전화했을 가능성은 없나.
▲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다.
--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었던 이유는.
▲ 나는 늘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충고하기를 '사실이 아니면 놔둬라,그러나 사실이면 적극 해명하라'고 해왔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놔두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검찰에 알아보면 검찰수사에 개입했다고 할 것이고, 언론보도에 대해 항의하면 계속 얘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일부에서 박 장관과 박혜룡씨(구속.아크월드 대표)의 관계가 매우 가깝다고돼있는데.
▲우리 18대조때 아들이 3명 있었는데 그 아들 3명이 장파, 중파, 계파로 나뉘었다. 나는 장파고 혜룡이는 계파다. 그런데 7촌이니 하는 얘기가 가당키나 한가.(박 장관은 자신의 형제와 사촌형제, 그리고 그 자식 등 가까운 친인척의 직업을 모두 열거하기도 했다)
모 신문사에서 진도까지 가서 확인했는데 혜룡이와 나의 촌수가 34촌쯤 된다고해서 그렇게 알고 있다.
혜룡이의 부친인 박귀수 의원(작고.9대의원)은 진도에서 명망있는 분이었고, 우리 집안과도 가까웠다. 인수위 대변인 시절 외국사람을 많이 만나야 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현룡이를 보좌관으로 채용했고, 그 친구가 청와대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해서 공보수석실에 자리를 마련해 줬다.
-- 혜룡씨와 현룡씨의 관계는 어떠했나.
▲형인 혜룡이가 금융사고를 쳐 현룡이 몫 유산까지 모두 털어먹었다. 의절할정도의 사이였다고 알고 있다. 작년에 현룡이가 찾아와 형이 보증인가, 대출인가를자기 명의로 했다면서 은행에서 안갚으면 월급 차압 들어온다고 고충을 토로한 적이있다. 액수는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네 앞으로 돼 있으면 안갚으면 안된다고 말했고, 빨리 갚고 청와대도 그만 두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혜룡이는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사무실도 엄청나게 크며,그 한빛은행 지점장이라는 사람하고 골프도 자주 치고 다니고 했다고 한다.
-- 이운영이 안잡히면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는데.
▲ 그렇지는 않다. 이 사건의 가장 큰 의혹은 내가 한빛은행 대출 압력을 했는지, 대출한 돈이 나에게 유입됐는지, 내가 압력을 넣어 사직동 수사를 시켰는지 여부다. 사직동팀 수사 압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얘기했으니 해명이 됐고, 나머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여야 한빛은행 불법대출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여야는 1일 한빛은행 대출부정 사건과 관련해 권력핵심 인사의 개입 등 외압 여부를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를 당내에 설치하고 장외투쟁에나서기로 하는 등 전면 쟁점화하고 나선 반면 여당은 야당의 이러한 공세를 '정치공세'로 일축하며 일단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규정, '권력비리진상규명특위'를 금명간 가동키로 했다.
특히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 지점장 이운영씨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을 직접 거명하며 이번 사건의 중심인물인 박혜룡.현룡씨 형제와의 관계 등 사건개입 여부를 추궁하고 사건전말의 투명한 공개 및 엄정한 수사를 여권과 검찰에 촉구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신용보증기금 전 지점장 이운영씨는 기자회견에서 전화청탁.협박을 한 인물이 박지원 장관임을 폭로했다"면서 "특히 이씨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최수병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특보를 지낸 오랜 측근"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민련도 "박 장관은 스스로 사건개입 여부에 대한 진실을 국민앞에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터무니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불필요한 정치공방은 자제키로 방침을 정했다.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반박 논평에서 "검찰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이를 지켜봐야하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삼가야 한다"면서 "우리당은 검찰의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국민과 함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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