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선관위·검찰 방문 안팎

입력 2000-08-29 15:10:00

한나라당은 28일 '선거비용실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와 검찰청사를 항의방문, 공명정대한 사건처리와 의혹 해명을 촉구했다.

특히 선관위 방문에서는 일부 의원들과 유지담(柳志潭) 선관위원장간 고성이 오가면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한때 험악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선관위를 방문했을 당시 대법관을 겸임하고 있는 유 위원장이 재판을 이유로 선관위에 없자 유 위원장을 불러 오라며 선관위에서 대기했다의원들의 거센 '출석'요구로 1시간30여분후 선관위 3층 대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 위원장은 최병렬(崔秉烈) 부총재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관위가 여당과 사전에 협의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자 "그런식으로 질문하면 일어서겠다"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여러분들이 주장하는 부정선거가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면 독립헌법기관인 선관위에서 이러는 것도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며 오히려 공박까지 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위원장 개인의 잘못이 없더라도 선관위가 총체적으로 잘못했다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계속 따지자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적법절차 없이 추궁하는 것은 서글픈 일이며 이런 일이 역사에다시 있어서는 안된다"고 잘라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약간의 몸싸움 끝에 이 위원장을 손으로 떼밀어 다시 자리에 앉히고는 '험한 꼴 보기 전에 앉으라' '당신 깡패 출신이냐' '건방지게 어딜 벌떡 일어나'라며 욕설섞인 언사를 거침없이 뱉어냈다.

소동은 유 위원장이 분을 삭여 의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함에 따라 1시간여만인 오후 7시께 일단락됐다.

특히 유 위원장은 답변도중 "이같은 사태는 실사결과가 여당이 원하는 대로 되지않아 생긴 일이며 여당에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 있는 것을 개탄한다"며 윤철상(尹鐵相)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는 또 "현역의원들의 선거비용 위반사례와 관련해 의원 200여명 중 본인이 해당되는 경우는 21명이고 나머지는 선거사무장이나 사무원 등이 관련자"라고 말했다.같은 시각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을 비롯, 법사·정무 등 7개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을 항의방문, "민주당의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과 정균환(鄭均桓) 총무, 윤철상 사무부총장을 선거법상 허위신고교사제나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수사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따졌다.

박 총장은 이에 대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한 뒤 수사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답했다고 방문단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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