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이 조금만 더 버텨줬어도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텐데" 7년 가까이 거래하면서 (주)우방의 실내공사 협력업체를 이끌어왔던 김주용(43·가명)씨는 법정관리신청 소식에 넋을 잃고 말았다. 김씨가 우방 어음을 갖고 만기일이 안돼 현금화하지 못한 액수는 8억여원.
김씨는 지난 6월 우방의 1차 부도 이후 지급받은 어음을 아파트 대물로 바꿀 기회가 있었지만 그럴 형편이 못됐다. 은행에 부동산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어음을 할인, 자재값이며 직원 인건비로 이미 사용해 버린 탓이다. 할인한 어음을 은행에서 되찾아 우방으로부터 아파트로 대물변제 받으려면 할인받은 액수만큼 현금을 은행에 넣어야 했지만 이를 동원할 능력이 안됐다. 김씨는 어음 할인 과정에서 자신의 부동산은 물론 부친, 처갓집 등의 부동산을 모두 은행 담보로 제공해버렸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집안 전체의 파산만이 남아있습니다. 차라리 세상을 등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우방 부도로 어음 효력이 없어지면서 은행은 조만간 김씨에게 할인 금액을 납부토록 독촉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처분하게 된다. 이럴 경우 김씨는 본가, 처갓집 할 것 없이 집을 모두 날려야 할 형편이다. 수년간 우수 시공 협력사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점도 우방 부도에는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됐다.
마지막까지 김씨는 우방이 3개월만 더 버텨줄 것을 간곡히 바랐다. 6개월짜리 어음이 만기되는 시점에는 집안의 재산을 모두 날리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해도 대기업이 쓰러지면 힘없는 협력업체는 부도라는 범법자 멍에를 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까. 이제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