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탈북(脫北)에 성공, 귀국한 4명의 국군 포로 가족에게 관계 당국이 "어떤 내용도 언론에 말하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보도에 우려를 금할 길 없다. 백번 양보해서 잘돼가는 남북대화에 국군 포로 문제가 끼여들어 북한을 자극 할까봐 쉬쉬하는 것이라고 선의로 이해해도 그렇지 정부가 이 문제만은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꽃 같은 청춘을 불사르고 50년을 헤매다 어렵사리 귀환한 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주무 부처인 국방부마저 "우리는 신원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발뺌인가 말이다. 탈북한 국군 포로에 대해 당국이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절차가 끝나면 외부 세계에 이들이 겪은 북한의 실상과 탈북 과정을 널리 알리는것이 마땅하다. 또 귀환 포로들이 북에 남아있는 다른 국군 포로 명단을 진술했다면 이를 공개해서 국내 가족들이 생존 사실을 확인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는 한편으로 정부는 이들의 송환에 발벗고 나서는게 옳다. 그럼에도 정부가 기껏 가족들에게 침묵이나 강요 하다니 이래서야 되겠는가.
따지고 보면 국군 포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영광의 전사'들이다. 때문에 정통성 있는 정부라면 어는 나라든 군인들의 충성을 다짐받기 위해 서라도 이들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는 게 관례다. 그런데도 정부가 국가기관으로서 당연히 지켜야될 도리를 스스로 외면하는 지금같은 자세로서야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걱정되는 것이다. 실상 최근의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보이는 남북관계는 어쩐지 불안하고 위태위태한 느낌이다. 북의 혈육에게 "소식만이라도 전해달라"는 납북자 가족들의 요청에 어느 장기수가 북한에 납북자가 어디 있느냐고 호통치는 장면도 그렇고 연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기수 환송식과 환송 예배 또한 기가 막힌다.
우리는 이 나라를 송두리째 망가뜨리려고 남파됐던 간첩과 빨치산들이 애국투사나 영웅처럼 대접 받으며 북송되는 이 현실을 솔직히 납득할 수 없다. 또 탈북 국군포로에게 "입도 떼지 말라"며 북에 끌려만 다니는 정부의 무기력한 태도에 분노한다. 우리는 이처럼 북한의 눈치나 살피는 정부의 태도에 실망하고 이러한 정부의 자세가 장기적으로 남북교류와 화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남북이 대등한 상호주의의 위치에서 대화하는 것을 물론 환영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북에 일방적으로 이끌려 다니는식의 대화에는 많은 국민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그런만큼 무턱대고 북에 끌려만 다니다가는 국론이 분열, 판이 깨질수도 있음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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