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숨결'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는 과거와 현대의 문명이 서로 '만나고 아우르는(圓融會通)' 융합의 장이다. 71일간 고도 서라벌땅을 찬란한 문명, 문화의 현장으로 바꿔낼 전시·영상·공연 등 주요 행사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문화이미지전-'찬란한 빛 사라진 문화여!'
이번 엑스포 주·부제 행사 중 첫 손에 꼽히는 행사. 문화의 탄생과 상승, 상실, 위기, 복원 등의 과정을 이미지화한 전시행사다.
'새 천년의 숨결관'(450평 규모)을 '태초의 문화' '문화상승' '문화상실' '문화복원' 등 4개 테마별 영역으로 나눠 모형과 이미지 연출로 주제를 제시한다. 더불어 주제영상물인 '서라벌의 숨결속으로'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연결시켰다.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 영국 스톤헨지, 알타미라 동굴벽화 등 태초의 문명과 천마총, 마야문명의 유물, 이집트 피라미드, 앙코르와트 사원, 성소피아 사원, 트로이 목마, 마사다 유적, 폼페이 유적발굴, 황룡사 9층탑의 불타는 과정 및 복원 모형 등이 볼거리다. FRP 모형과 천·조명을 이용한 벽면 연출, 그래픽 패널, 부조, 입체영상 등 다양한 제작기법이 동원됐다.
▨주제영상-'서라벌의 숨결속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한국 최초의 가상현실 전용극장(651석)에서 펼쳐질 주제영상은 1천여년전 신라문화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첨단 가상현실기법을 활용해 제작했다. 실시간 3차원 컴퓨터 영상에다 입체 음향, 후각, 의자가 저주파에 의해 흔들리는 공간감각까지 느낄 수 있다. 폭 27m, 높이 8m의 대형 라운드 스크린에 3차원 컴퓨터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이 화면을 선택해 감상할 수 있다. 관람소요시간 1회 12분, 1일 27회 상영.
▨주제전시-'동방의 빛을 따라서'
1천243평 규모의 '동방문화관'에서 펼쳐질 주제전시는 유라시아 대륙의 문물을 비교, 전시하면서 민족문화와 인류문화의 흐름 및 동질성을 확인시켜주는 전시회. 국내 유물 113점을 비롯 카자흐스탄, 중국, 미국, 일본 등 각국의 유물 248점(복제품 30점 포함)이 전시되며 천마도, 신라왕경, 장보고 교관선(交關船) 등을 표현한 다양한 조형물이 등장한다. 진품외에 그래픽, 사진, 조형물, 영상쇼 등 다양한 연출기법이 동원됐다.
도입부-초원의 길-사막의 길-해양의 길-국제도시 경주-새 천년의 문화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전시되며 신라문화, 실크로드와 신라의 관계, 국제도시 경주의 위상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꾸몄다.
▨주제공연-'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윤택씨의 연출로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기본 줄거리를 따르면서 월명사의 향가 '도솔가'의 상상력를 접목시킨 크로스오버 뮤지컬.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적 구도속에서 상호이질적인 문화로 인식되었던 20세기의 문화를 극복하고 동·서양의 충돌과 공존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지평을 탐색하는 것이 이 뮤지컬의 주제다.
정가와 범패, 민속춤, 선무도, 국악관현악 등 우리나라 전통 가(歌)·무(舞)·악(樂)의 요소가 현대의 서구적인 테크노·브레이크·록·힙합·라틴뮤직·재즈 등과 충돌하면서 전혀 새로운 소리와 몸짓,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총체극 형식이다. 박철호, 이정화, 박일규씨 등 한국 뮤지컬 간판스타를 비롯한 30명의 연기자가 출연해 농익은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다. '짜라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맡는다. 공연무대는 백결공연장, 1일 2회(낮 12시 30분, 오후 3시) 공연, 회당 공연시간은 75분.
---문화엑스포-여유와 재미 더한 쾌적 문화체험
새천년 첫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난 98년 1회 행사때보다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과 깔끔한 부대시설을 구비, 한층 재미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98년 행사때와 비교, 이번 엑스포의 달라진 점을 살펴본다.
◆더욱 쾌적한 엑스포
국내 최고의 문화테마파크로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 아래 각종 편의시설을 크게 보강했다. 그늘·벤치·파고라 등의 휴식공간과 주요행사장의 냉방시설을 대폭 늘리고 입장대기자를 위한 차광시설과 종합안내소, 물품대여 및 보관소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화장실과 장애인 편의시설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공간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늘렸다.
이와 함께 꽃길을 조성하고 1천300여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었는가 하면 분수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적인 조경을 구비, 편리함과 쾌적함이 돋보이는 행사로 꾸며진다◆재미있는 엑스포
최첨단 과학기술을 문화에 접목시켜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행사를 기획했다. 주제영상 '서라벌의 숨결속으로'는 650여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최대 가상현실 전용관에서 재현된다. KIST와 공동개발한 이 시설은 천년전 신라의 모습을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법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 밖에 관람객들이 직접 참가할수 있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천년의 신화', 미로를 탐험하며 신라승 혜초의 구법행로를 더듬어보는 '천축국 대탐험전' 등 이색적인 문화체험의 장이 펼쳐진다.
◆국제행사로 발돋움하는 엑스포
올 엑스포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릴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의 공동행사로 확정되고 유네스코와 함께 국제청년문화캠프 등도 개최, 명실공히 국제행사로 자리잡게 됐다. 세계 60여개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문화학술회의 및 유럽영화제, 공연예술축제, 청년미술인대회 등이 개최되며 세계구족화가전도 열린다.◆다양해진 혜택
오는 1일 행사 개막전까지 입장권을 예매하면 기준요금보다 약 20%정도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30명 이상 단체권을 예매하면 더욱 할인폭이 커진다. 또 관람객들은 엑스포 입장권으로 국립경주박물관 무료입장, 시내 관광호텔·콘도 객실료 30% 할인, 숙박시설 사우나 등 부대시설 이용료 20∼50% 할인, 미술관·역사과학관 입장요금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누리게 된다. 문의 053)357-2114.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엑스포 기획실장 이필동씨 인터뷰
"올해 경주세계문화 엑스포의 굵은 줄기는 우리 문화, 우리 문명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엑스포의 기획을 맡은 이필동(56·극단 원각사 대표) 기획실장은 올해 엑스포의 기획방향을 "첨단 과학기술과 문화의 접목, 국제 행사로서의 위상 제고, 문화 인프라 축적"을 꼽았다. 특히 98년 엑스포가 세계 4대 문명권을 소개했던데 비해 올해는 '한국과 경주'로 눈을 돌린 것이 차이라는 것.
주제영상, 주제전시, 주제공연이 모두 1천년 전 서라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제 전시 '동방의 빛을 찾아서'는 5~8세기 신라 문화의 형성 원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신라 문화에 영향을 준 실크로드 주변 문화를 비교 전시하고 21세기 경주의 모습도 조감한다.
주제공연 '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연희단거리패·연출 이윤택)는 니체와 월명의 인간 중심 사상을 뮤지컬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지난달 서울 LG극장에서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씨는 이번 엑스포의 가장 볼만한 것으로 주제영상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를 추천했다. 50억 원의 제작비가 든 12분 짜리 가상현실(VR) 영상물.
특히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는 신라 문화를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의 첫 시작. "계속 버전업시켜 앞으로 세워질 신라문화 디지털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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