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 청소년들 문화프로그램 마련해주세요. 여가프로라곤 TV시청밖에 없어

입력 2000-08-26 12:43:00

문화예술활동이나 여가활용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도시 청소년들의 TV 시청 중독 현상이 심각해 문화공간이나 관련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곡군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21'이 칠곡군 중.고생 1천명을 면접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평일 2시간51분, 토요일 5시간22분, 일요일과 공휴일 6시간24분으로 드러났다. 특히 하루 3시간 이상 TV를 시청한다는 청소년은 평일 28.9%, 토요일 69.5%, 일요일/공휴일 71.5%로 심각한 중독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대도시 중.고생들의 경우 저녁 시간 학원수강, 각종 놀이.공연 관람 등으로 TV를 볼 여유시간이 적지만 중소도시에서는 하교 후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라디오 청취시간은 학원이나 독서실 등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도시 중.고생들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칠곡군 청소년들 가운데 라디오 청취층은 49.4%로 하루 평균 1시간39분인데 비해 대구지역 학원 수강생 200명을 누적조사한 결과 청취층 75%, 하루 평균 2시간30분이었다.

여가시간 활용 실태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에서도 칠곡지역 청소년들의 50.6%가 TV시청을 꼽았으며 컴퓨터(37.3%), 휴식/수면(23.7%), 음악감상(22.6%), 노래방/게임방(19.6%)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독서(8.7%), 종교활동(2.9%), 봉사활동(0.1%) 등의 비율은 미미했으며 1년중 한번이라도 연극 등 문화예술공연이나 사물놀이, 마당극 등 전통예술공연을 관람한다는 청소년은 20%에 그쳤다.

또 한달 평균 독서량은 1권이 30.3%, 2권이 19.3%, 3권이 12.5%였으나 18.1%가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특히 고교생은 약 30%가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신문 역시 읽지 않는다는 청소년이 78%로 나타났으며 중학생보다 고교생(81.6%)이, 남학생보다 여학생(82.9%)이 더 많았다.

정걸진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교육열이 상대적으로 낮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중소도시 청소년들은 TV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자치단체나 교육기관에서 적극 청소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金在璥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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