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먹나

입력 2000-08-24 00:00:00

'납 꽃게' '발암물질 묵' '황산 식용유' '물먹인 아귀'….

수입 해산물을 비롯 국내 식품에서 악덕상혼들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꼬리를 물면서 국민들의 먹거리 불안이 심각해지고 있다.

각종 유해식품의 범람으로 가뜩이나 시중 식품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그같은 '황당한 식품 사건'이 계속 불거지자 국민들은 "도대체 믿고 먹을 게 없다"며 당국의 허술한 식품안전관리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4일 참기름 색깔을 내기 위해 옥수수기름에 황산을 섞어 가공한 뒤 참기름 제조업체에 판매해온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위반)로 ㅅ유업 대표 황모(41.부산시 남구 감만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장장 정모(53.경남 마산시 회원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지난 95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ㅅ유업에서 옥수수 기름에 화공약품인 황산을 첨가해 색깔을 바꾼 뒤 가라앉은 황산을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30억원 상당의 옥수수기름을 만들어 대구, 서울, 부산 등지 참기름 제조업체에 팔아온 혐의다.

경찰은 상당수 참기름제조업체들이 이들로부터 구입한 옥수수기름에 참기름을 혼합, 가짜참기름을 시중에 대량 유통시켜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경찰은 ㅅ유업으로부터 황산을 사용해 만든 옥수수기름 18ℓ들이 250통을 압수하고 인체 유해여부를 관계당국에 의뢰키로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이 23일 남양주.동두천시, 포천군 등 3개 시.군에서 유통되고 있는 묵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9건에서 식품 첨가물로 사용할 수 없는 디하이드로 초산과 솔빈산 등이 0.6~0.1g/㎏씩 검출됐다.

디하이드로 초산과 솔빈산은 암을 유발하는 성분을 갖고 있어 미국에서는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식품 제조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국립수산물검사소는 올들어 8월20일까지 수입된 생선 중 무게를 늘리기 위해 배에 강제로 물을 넣은 것으로 드러난 냉동아귀 320t과 냉동복어 201t을 반송처리하거나 폐기처분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울러 홍어시장으로 유명한 전남 나주 영산포 일대 상인들은 최근 일부 칠레산 홍어의 뱃속에 1kg가 넘는 돌덩이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 수입업체에 항의했다.상인들은 "많이 발견될 때는 하루에 4, 5마리에서 돌덩이가 나오고 있다"며 "수입생선은 냉동상태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현지의 수출상과 수입업자가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외관손상이나 변형, 표피 이물질 여부 등 육안 검사만 이뤄지고 있는 수산물 통관.검역절차가 전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李尙憲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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