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호조 지역선 남의 일

입력 2000-08-23 00:00:00

중국과의 수교 8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경제 수출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대구지역은 부메랑 효과와 낮은 수출경쟁력, 수출품목의 중복으로 중국 개방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92년 26억5천400만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은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87억7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것.

외환위기로 수출금융에 어려움을 겪었던 98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14.6~164.7%의 큰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구지역은 96년 4억5천5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우리나라 전체 추세와 대조를 이뤘다.

올 상반기에도 2억3천100만달러를 수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3% 늘었지만 전국 38.8%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구상의는 이처럼 대구지역의 대 중국 수출이 부진한 원인으로 우리 기업이 중국에 공장을 설립, 생산한 제품이 국내로 역수출되는 '부메랑 효과'를 꼽았다. 지역 특화업종인 양산의 경우 국내 양산 시장규모는 10% 정도 커졌으나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 오히려 지역 업계의 생산실적으로 13.3% 감소했다는 것.

대구와 중국의 주력 수출상품이 중복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합섬산업을 주도했던 우리나라가 지난해 259만t의 합섬을 생산한 반면 중국은 524만t을 생산, 세계 최대 합섬생산국이 됐으며 올해는 지역 주력품목인 합성장섬유 직물 수출 부문에서 중국의 한국 추월이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수출 주력품목이 유사한 데다 중국의 생산기술이 고속 성장하면서 지역 제품이 가격경쟁력은 물론 품질경쟁력마저 잃어 제3국 시장에서 중국 제품에 밀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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