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가족이 본 서울

입력 2000-08-16 00:00:00

"수많은 자동차가 거리를 꽉 메운것 같습니다" "공기가 너무 탁합니다" "같은 조선 음식이라 맛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서울 방문 이틀째를 맞은 북측 이산가족방문단은 16일 오전 아침식사 장소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 컨벤션센터 지하1층 썬플라워룸 창밖으로 한강이 흐르는 서울을 내려다 보면서 50년 만에 다시 본 서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산가족들은 대체로 자신들을 따스하게 맞아준 서울시민들의 친절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도로를 꽉 메운 수많은 자동차 등 서울의 변화상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가족들을 상봉한 기쁨에 잠을 설쳤다는 박 섭(74)씨는 "남측 사람들이 열렬히 환영해 줘 마치 내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하다"며 "도로에 자동차가 많이 굴러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전했다.

정춘모(63)씨는 "어제는 반가운 얼굴로 여기저기서 손을 흔드는 시민들 때문에 들뜬 나머지 환영나온 어린아이들 손을 꼭 잡아주기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김동진(74)씨는 남한의 음식맛에 대해 "서울에서 살아본 지가 너무 오래돼 음식맛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같은 민족의 음식이라서 그런지 남조선 음식이 평양음식과 맛이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 이산가족들은 서울 하늘을 뒤덮은 매연과 젊은이들의 형형색색의 헤어스타일 등 파격적인 유행상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이내성(68)씨는 "하룻밤 자고 났는데 벌써 목이 따가울 정도로 서울은 먼지가 많고 공기도 매우 나쁜 것 같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홍두혁(67)씨도 "북한의 공장은 대개 외곽지역에 있어 공기가 참 깨끗한데 서울에 공장이 많은가"라며 의아해 했다.

권기준(66)씨는 "사람들 머리색깔 하며…"라며 이동중인 버스에서 내다본 젊은이들의 노란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으로 꾸민 헤어스타일과 노출이 심한 여름 옷차림에 대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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