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니!... 제가 왔어요!...". "여보!...". "오빠!...". "눈감기 전엔 못볼 줄알았는데...".
남도 북도 감격의 눈물을 흘린 하루였다. 분단 반세기만에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해후한 혈육들은 핏줄의 정을 확인하며 부둥켜안고 가슴에 맺힌 한과 설움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한반도를 온통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세월이 갈라놓은 분단의 벽이 허물어진 순간이었다.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살아온 이산가족 200명은 15일 북측 고려민항편으로 서울-평양간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평양과 서울에 각각 도착, 꿈에도 그리던 혈육들과 통한의 상봉을 했다.
류미영(柳美英)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방문단은 이날오전 10시5분 평양 순안비행장을 출발해 불과 50여분만인 오전 10시 59분 김포공항에 무사히 도착, 고향땅을 밟았다.
인공기가 새겨진 북측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한 것은 분단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85년이후 15년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9월, 10월에도 이어지는등 확대 시행될 전망이어서 민족의 숙원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은 이날 김포공항 도착 직후 간단한 입국심사를 마친데 이어 곧바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푼 뒤 오후 3시30분 1천900평 규모의 상봉장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3층 컨벤션 홀로 자리를 옮겨 기다리고 있던 남측 가족 5백여명과 뒤엉켜 오열했다.
북한의 저명한 수학자인 조주경(68) 김일성대 교수는 남측에 살고 있는 어머니신재순(88.부산)씨를 보자마자 왈칵 울음을 터트리면서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한동안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또 평양을 방문한 우리측 방문단도 이날 낮 12시30분께 북측 방문단이 타고온고려민항편으로 같은 항로를 이용해 1시24분께 평양 순안비행장에 도착해 숙소인 고려호텔에 여장을 푼뒤 평양 체육관 등에서 북측 가족들과 만나 단절의 세월을 원망하면서 오열을 터뜨렸다.
단체 상봉에 이어 북측 방문단은 코엑스 1층에서 대한적십자사총재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했으며, 평양에 간 남측 방문단은 조선적십자회 초청 환영연회에 참석했다.단장과 흩어진 가족 방문자 100명, 수행원 30명, 기자단 20명 등 각각 151명씩으로 구성된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은 이날부터 3박4일간 평양과 서울에 체류하면서 가족, 친척들과 6차례씩 만나 이산의 한과 아픔을 달랜다.
장충식 남측단장은 출발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기다려온 반백년의 세월에 비하면 3박4일의 일정은 너무나 짧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남과 북으로 흩어진혈육을 이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우리 이산가족들이 슬픔과 고통, 인고의 세월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도착한 류미영 북측단장은 서면 도착성명을 통해 "두달전 2천년대 조국통일문제 해결의 진로를 밝혀주는 북남 공동선언이 발표된 것은 조국통일사에 새 전기를 열어 놓은 일대 사변"이라며 "굳게 얼어붙었던 대결과 분렬의 장벽은 이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방문단 교환사업이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위한 훌륭한 계기로 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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