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격3동 송병하씨=이번 이산가족 상봉명단에서 빠져 영원히 북한에 갈 수없는 줄로만 알았던 송병하(74.대구시 북구 산격3동)씨는 추가 이산가족 상봉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송씨는 "홀어머니와 두 누이동생의 사망소식을 듣고 며칠을 몸져 누웠다"며 "이번 기회에 이산가족들이 고향땅을 밟을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씨는 북에 홀로 살아계신 이모님을 위해 선물과 가족사진을 준비하는 등 벌써부터 마음은 고향을 향하고 있다.
*대구 김치려 할아버지= "지난 간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앞으로 생길 좋은 일에대해서만 이야기할 거예요" 뜻하지 않았던 이별, 그리고 50년만에 찾아 온 만남, 죽은 줄로만 알았던 동생 김치효(69)씨를 만난다는 생각에 김치려(74) 할아버지는 긴긴 밤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가족은 몇 명인지 알 길이 없어 김 할아버지는 상봉 전날 까지도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급해지고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 몰라 고심했지만 결국은 적십자사에서 권하는 것들을 준비하게 되었다"며 금반지, 행운의 열쇠, 시계등을 내보이며 아쉬워했다.
다른 상봉자들 보다 빠른 지난 12일 열차편으로 서울로 올라간 김 할아버지는 남쪽에 생존해 있는 5명의 남매들을 만나 김치효씨를 만나는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김씨 남매들은 장롱속에 소중히 간직해온 동생의 학창시절 사진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고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동생의 사진과 남매들 사진, 조카 및 손자.손녀들 사진, 그리고 부모소식과 부모의 생전 사진도 준비해 동생 김치효씨에게 보여 줄 예정이다.
수십년동안 동생을 찾아 헤매다 결국 전쟁중에 사망한 것으로 알고 매년 칠월칠석날 동생의 명복을 비는 제사까지 지낸 김씨는 "동생이 살아있다는 사실을안 것만 해도 감사한데 그 동생을 만날 수 있다니 꿈만 같다"면서 "뭐가 뭔지 정신이 없어 동생을 만나더라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5명의 면회자외 혹 1-2명이 추가될 수도 있다는 적십자사의 말에 모두 서로 만나려해 심지뽑지를 해야할 처지"라며 상봉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월성2동 권옥남 할아버지= "가족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하루가 50년처럼길게 느껴 지더군요."
남동생 권기준(66)씨가 북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권옥남(68·달서구 월성2동)씨는 지난 9일 일찌감치 서울로 올라가 동생을 맞을 준비에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에 사는 언니 권기순(71·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씨 집을 들르기에 앞서서울친구들을 만나 기쁜 소식을 전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 권할머니는 지난 1950년 경북 안동에서 안동농고 1학년을 다니던 동생 기준(당시 17세)씨가 인민군 의용군으로 끌려간 이후 북에서 살아있을지도 모를동생을 그리며 50년이라는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권할머니는 "시내에 있는 학교에 간다며 들떠 있던 어린 동생의 모습이 눈에선하다"고 하면서 "꿈에 본 동생의 모습은 언제나 17살 그 모습"이었다며 애>닯은 사연을 전했다.
동생에게 사 주고 싶은 선물은 손목시계.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무슨선물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항상 몸에 지닐 수 있는 선물을 사 주겠다"며 "동생의 칫수를 몰라 섣불리 옷은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할머니의 남편 김준현(73)씨는 "생전에 못보리라 생각했던 처남이 생겨아내 이상으로 기쁘다"고 하면서 "아내가 처남에게 진정 주고 싶은 선물은피붙이의 따뜻한 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월성동 김창환씨 가족="가족들을 두고 혼자 피난 온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돼 기쁨니다"
13일 오후 서울행 새마을호에 몸을 맡긴 김창환(84.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는차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에 시선을 맡긴 채 한 없이 밀려드는 지난 세월을 되새기며 회한에 젖었다.
지난 51년 1.4후퇴 때 처자식을 처 이모집에 맡기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얘기만을 남긴 채 떠나온 것이 긴 이별의 시작이었다.
월남 후 대구에 정착한 김씨는 새가정을 꾸려 4남 1녀를 두었으나 북에 두고온가족들을 잊지는 못했다. 지난 85년 남측 가족 몰래 이산가족 상봉신청까지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북측에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숨기며 홀로 가슴앓이를 해 왔다. 이산가족 상봉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최종 확인 한 뒤로는어려울때마다 자신을 떠받쳐 준 교회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남측 가족 사진을 보여 주며 50년 세월동안 이렇게 살았노라고 얘기하며 용서도 빌고 싶습니다"
휴가 나온 장손자 김철준(22.경찰대학 의장대 복무)씨의 부축을 받으며 부인 주순이(72)씨와 함께 가는 서울길, 가슴 한구석에 남측의 자녀들과 함께 찍은사진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당시 13살이었던 큰 딸이 유난히 똑똑하고 애교를 많이 부렸습니다. 이제는많이 늙어 알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북측 가족들을 위해 자식들이준비해 준 금반지 7개와 시계 10개, 영양제, 한방소화제, 여성정장, 내의등을들고 가는 서울 길이 유난히 멀어 보인다는 김씨는 벌써 북측 가족을 만나 50 분단을 뛰어넘고 있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대구 비산1동 최성록씨=가슴속에 묻어 둔 50년 한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하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100명의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최성록(78.대구시 서구 비산1동)씨는 지난 8일 평소 자주 찾던 경북 성주군 암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북에 두고온 처자식을 만나야 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온 반세기 회한의 세월을조용히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명상을 하며 흥분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내 마음이 편해야 북측 가족들도 편할 것 같아서요"
11일 오후 절에서 나온 뒤 서울에 있는 딸(45) 집으로 갈 채비를 꾸리는 최씨는인고의 세월을 조금이라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씨가 마음을 정리하는 동안 최씨의 둘째 며느리 박광옥(36.여)씨는 피난 올 때 상황이 워낙 급해 흔한 가족사진 한장 가져오지 못한 것을 내내 아쉬워하는시아버지를 위해 10일 상경, 북측 가족들에게 줄 선물 준비에 바쁜 일정을 보냈다.
연로하신 북측 시어머니를 위해 영양제와 비상 구급약을 사고 북측 형제들에게 줄 금반지와 시계, 겨울 옷가지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평소 자식앞에서 북측 가족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약주 한잔 드시면 가슴한 구속에 묻어 두었던 얘기를 어렵게 꺼냈습니다"
지난 85년 이산가족 상봉 신청에서 탈락한 뒤 실망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눈에 선하다는 넷째 아들(33)은 피눈물로 점철된 이산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대구 진천동 강성덕할머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끼시고 아끼시던 등걸이(한복위에 입는 일종의 털조끼)를 언니에게 선물할 거예요"방북자 명단 발표후 언니 강순덕(75)씨에게 전해줄 선물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보냈던 강성덕(71.달서구 진천동) 할머니.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나고 마음은벌써 삼팔선넘어 언니에게 가 있다.
혹시나 준비한 선물이 언니에게 전해지지 못할까봐 적십자사의 안내문을 받고서야 준비를 시작한 강 할머니는 평생을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추억과 그리움을 함께 선물 보따리에 담았다.
금목걸이, 금반지, 손목시계, 속내의, 한복 브롯치, 양말, 미화 300달러 그리고 어머니의 유품 등걸이 등 안내문을 따라 가능한 모든 선물을 준비, 가방 한 가득 담고서도 못내 부족한 듯 선물 가방을 하염없이 쳐다보았다.강 할머니가 차마 준비하지 못했던 남편 이재식(75)씨의 선물을 말없이 준비한며느리 서명자(45)씨는 "살아계서도 만날 수는 없겠지만 전할 수만 있으면…"하며 시아버지 이씨 몫의 속내의와 양말 등을 하나씩 더 구입했다.
선물을 준비하면서 언니 모습과 고향의 풍경이 떠올라 추억에 잠겼다는 강 할머니는 "지금까진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준비를 하면서 이젠 진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언니를 만나러 뛰어가고 싶다는 강 할머니는 12일 오후 동생 혜덕(67)씨와 아들 이명(51), 그리고 며느리 서씨와 함께 이씨의 차편으로 서울로 떠난다.
강 할머니는 "내 고향에 언니를 만나러 직접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말할 수 없이 기쁘지만 그렇게 가 보고 싶어하시던, 죽기 전에 가 보겠냐 말씀하시던 아버지,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대구 달성군 최재구씨=생전에 이렇게 좋은 날이 올줄 몰랐습니다"
6.25전 소식이 끊긴 둘째누나 최봉남(70)씨를 50여년만에 만난다는 설레임에 들뜬최재구(65.대구시 달성군 서재리)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10~20년씩만 더 사셨으도 누나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 누나를만나면 곧바로 부모님 산소를 찾아가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서 부모님과 2남2녀중 둘째딸로 화목한 가정을 꾸려왔던 최씨의 누나는 한국전쟁 직전 '일본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떠난뒤 소식이 끊겼다.
최씨는 "전쟁이 끊나고 가족들이 누나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끝내 연락이없어 죽은줄로만 알았다"며 "누나가 이번에 방문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영영 못만날뻔 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최씨는 최근 며칠사이 누나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시계를 비롯해 생활용품은 미리 준비해두었고 서울과 부산의 친지들과도 서로 연락하며 상봉준비를 하느라
전화통에 불이 났다. 최씨의 아내는 물론 자녀인 3형제들도 아버지의 상봉길을 즐거워하며 축하했고 함께 만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서울 큰누나 봉희(79)씨와 남동생 재영(63)씨 가족과 부산에 있는 봉희씨의 딸 장영자씨 등도 봉남씨를 맞을 채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지난 13일 누나를 만나기 위해 동대구역 경부선 열차에 오른 최씨는 "누나와 한많은 세월동안 못다한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님들이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며 눈시울을 붉혔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대구 달성군 김각식씨= "감개무량합니다. 이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고향산천을 향해,여동생을 만나러 50년만의 평양 여정에 나서는 김각식(71.대구시 달성군 다사읍)씨. 꾸리고 싶은 짐도 많았지만 혼자서 다 들고 갈 수 없는게안타까웠다. 김씨는 지난 10일부터 여동생 김정숙(63)씨 가족들에게 전해줄 선물을 준비하느라 서문시장,교동시장,백화점 등 대구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다. 아내 신무생(62)씨도 남편의 북한방문을 함께 기뻐하며 장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2남1녀중 장남인 김씨는 여동생 김정숙씨 부부는 물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남동생 김창관(60)씨의 아내, 조카들의 선물까지 꼼꼼히 챙겼다.
당초 여동생의 한복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치수를 몰라 그만두고 대신 목걸이,시계세트,속옷,전자계산기를 비롯해 치약,비누,면도기,라이터 등 생활필수품까지 골고루 준비했다. 시계만 모두 10개를 샀다. 대형 여행용가방까지 마련했으나 담을 공간이 너무 부족했다. '달러'도 일부 환전해 두었다.
김씨는 "조카들이 몇명인지 몰라 남,여동생 자녀들을 각각 3명정도로 생각하고 선물을 준비했다"며 "어려운 형편에도 100만원어치의 선물을 샀지만 50년만의 만남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는 분가한 2남1녀의 자녀들이 모두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의 김씨 집에 모여 통한의 세월을 지나 북한방문에 나서는 아버지를 축하했다.
지난 51년 1.4후퇴때 함경남도 북청에 홀어머니와 남,여동생을 두고 단신 월남한김씨. 13일 오전 반세기만의 핏줄상봉을 위해 대구역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은 김씨는 "한을 풀러 간다. 살아생전 고생하신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는게 한스럽지만 여동생을 만나면 저승에 계신 어머니도 지켜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대구 파동 양용생씨= 동생을 정말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인지...
8.15 이산가족 방문에 따라 북한에서 오는 남동생 양원렬(69)씨를 만나는 용생(75·대구시 수성구 상동 315의8)할머니. 13일 오후1시 고속버스 편으로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막내 남동생 문렬(64)씨 집으로 올라 간 할머니는 그저 지나간세월이 안타깝기만 하다.
19살때 고향인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에서 칠곡으로 시집 갔다는 할머니는 6.25전쟁으로 동생의 소식이 끊겼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창면에서 알아줄 정도로 공부를 잘해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런데입학하던 그해 여름에 그만 전쟁이 나서 생사불명이 됐습니다』
할머니는 어릴 때 업어주던 동생의 얼굴이 아련히 떠 오르지만 그 시대에는 친정 일은 새까맣게 잊어야만 했다며 시집간 후 56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상봉이 믿어지지 않는 듯 얼떨떨하다
서울을 방문하는 양씨는 이번에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을 제외한 남한의 가족(2남2녀)을 모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성남의 문렬씨 집에는 강릉에서 온 맞이 진렬(82·강원도 강릉시)씨와 큰 딸 점위(78·경남 창원시)할머니 등 4남매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선물 마련 등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金敎盛기자 kgs@imaeil.com
*대구 태전동 김치려씨= 북한의 동생 김치효(69)씨를 만나는 맏형 김치원(85.경북 경산시 백천동)씨와 둘째형 김치려(75.대구시 북구 태전동)씨.
김씨 형제는 50년동안 남북으로 서로 헤어져 살아온 동생 치효씨를 하루라도 빨리 만나겠다는 심정으로 시계.옷가지 등 각종 선물을 한아름씩 안고 치려씨는 11일, 형인 치원씨는 13일 기차편으로 각각 상경했다.
맏형수인 노수조(82)씨는『시동생이 경북고에 다닐때 성격이 서글서글 했을 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고, 인물도 남달라 항상 여학생들이 꽁무니를 따라 다녔다』며『아직까지도 그때 그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회상했다.
또 치원씨는 동생을 만나면『동생이 서울대에 입학할 당시 사귄 여자친구가 현재는 7순의 할머니가돼 손자손녀를 거느리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식도 꼭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산.金成祐기자 swkim@imaeil.com
*경북 울진군 최중선씨=『돌아가신줄로만 알았던 아버님을 난생 처음으로 뵙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아버지 최필순(77.당시 동국대생)씨와의 이산 당시 어머니(주정연.사망) 뱃속에있었다는 중선(52.울진군 울진읍.울진경찰서 근무)씨는 지난 8일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 확정 통보를 받은 후 『지난 닷새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선물준비를 위해 가족회의까지 열었어요. 그리고 언제 또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님이 향수를 듬뿍 느낄 수 있게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과족보 사본, 고향집 마당의 흙 등을 준비했어요』
지난 4월 교통사고로 팔.다리를 다쳐 아직도 병원신세를 지고 있 최씨는 『대형버스를 빌려 문중 전체가 상경할 계획이었으나 적십자사측의 상봉 요강에 따라저희 내외와 누나 내외, 집안 어른 한 분 등 모두 5명이 만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부산 유인자씨=북한 최고의 원로 한글학자인 아버지 유열(82)씨와의 재회를 하루앞둔 딸 인자(60·부산시 연제구 연산4동)씨는 『아버지와의 상봉 소식을 듣고부터 지금까지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눈녹듯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자씨는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출발하기에 앞서 아버지에게 드릴 선물꾸러미를 다시 살폈다. 선물꾸러미속에는 인자씨와 남편이 정성껏준비한 고급손목시계와 속옷, 넥타이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와함께 지난 50년 세월동안 품속에 간직하며 아버지가 그리울때면 꺼내보곤 했던 빛바랜 사진 한장도 지갑속에 곱게 챙겨 넣었다.인자씨는 14일 오전 남편과 함께 그리운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서둘러 서울로 떠났다. 李相沅기자 seagull@imaeil.com
*부산 신재순씨=북한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있는 아들 조주경(68)씨와의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신재순(89·부산시 서구 서대신3동) 할머니는 하루라도 빨리 아들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 상봉일 보다 나흘 앞선 지난 11일 밤 서울로 향했다.
신 할머니가 기거하고 있는 내원정사측은 할머니가 북측의 최종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 외아들인 조 교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지난 8일부터 상경하기 전까지 탑돌이를 하며 부처님께 연신 감사의 절을 올렸다고 전했다.
혈기왕성하던 때의 아들에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로 변해버린 아들을 만나면무슨말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혹시 아들이 못알아보지나 않을까 등 이런저런생각에 잠못 이룬 신 할머니는 반세기만의 재회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李相沅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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