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익명의 중1년생 '마늘값 위기' 호소

입력 2000-08-12 20:58:00

"시골학생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우리 아부지.엄마가 피땀흘려 지은 마늘이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엄마랑 아부지는 밥도 잡수시지 않고 자리에 누워 계십니다"

최근 의성지역의 한 중학생이 중국산 수입마늘 급증이 의성마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자 시름에 차 있는 부모님을 비유, 농림부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경북 의성군 의성읍 도서리 의성중학교 1학년 1반에 다닌다는 이 중학생은 "학자금이나 학용품을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산물을 전 국민이 이용하면 우리 농촌이 어려움에 처하지 않아 시골학생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논리로 농림부 인터넷에 호소했다.

그는 또 "아부지와 엄마가 누워 계시는 것은 중국산 수입마늘 때문"이라며 "우리 몸에 맞는 의성마늘 애용으로 쓰러져가는 농촌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학교와 군수 할아버지께 혼날까봐 이름과 주소를 밝히지 않았다"는 익명의 중학생은"집에 컴퓨터가 없어 친구랑 PC방에서 글을 올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의성.李羲大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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