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동해연안이 기름으로 뒤덮이고 말았다.8일 침몰한 화물선 유출기름이 11일 오후 영덕군내 연안을 덮치면서 1종공동어장(수심 15m이내)과 소형정치망 어장들이 기름밭으로 변했다.
피해지역 어민들인 삽과 갈고리 등으로 백사장까지 올라온 기름을 걷어내고 어선을 타고 흡착제를 던지며 기름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청정 해역은 이미 기름범벅이 된 후였다.
피해 지역 맨북쪽에 있는 영덕읍 노물리항 일대는 남쪽에서 조류를 타고 밀려온기름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항구와 백사장를제외한 바위와 접근이 어려운 외곽지 급경사지 연안은 기름이 바위에 덕지덕지붙어있지만 당장제거작업을 못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기름띠는 이날 밤부터 조류를 타고 영덕 북동쪽으로 빠져 나갔으며 해경은 12일 새벽부터 기름띠를 탐색중이지만 추가 오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피해지역 어민들도 이날 새벽부터 다시 오염해역 기름제거 작업을펴고 있다.
▨사고발생=화물선 침몰 나흘째인 이날 오후 2시쯤 유출된 벙커C유 기름띠가 북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타고 영덕읍 창포리 300m연안까지 밀어닥쳐 해경 방제선과 어선 10여척이 동원돼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기름띠는 조류를 타고 오후 3시쯤엔 인근 대탄리에, 3시30분쯤엔 오보리, 4시엔노물리까지 삽시간에 들이닥쳐 연안 8km를 기름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대탄과 오보해수욕장 피서객은 기름이 밀려온다는 마을 방송을 듣고 모두 철수,텐트와 피서객으로 붐비던 백사장이 텅비고 말았다.
▨방제작업=기름이 밀려들자 대탄리와 오보리 마을주민들이 곧바로 군청에 신고, 백사장을 덮친 폐유를 모래째 마대에 수거하고 흡착포를 던져 기름을 걷어냈다. 주민 성낙길(42.영덕읍 오보리)씨는 이불 두채를 바다에 던져 흰색 이불이 새까맣게 변했다.피해가 가장 심한 노물리는 주민 50여명이 모두 동원돼 이날 저녁8시까지 흡착포로 기름띠 제거작업을 벌였지만 유입된 기름 양이 워낙 많아 역부족이었다.
▨피해상황=어민들의 문전옥답인 수심 15m이내 1종공동어장과 소형어장 10여개가 모두 못쓰게 됐다. 영덕읍 노물리 공동어장은 10일 살포한 우륵 4만5천마리를 비롯 전복, 소라, 미역바위 등 어패류와 해조류 피해가 집계할 수조차 없는 상황. 노물리 김부호(52)씨가 5천만원 상당의 어망과 어구가 기름범벅으로 못쓰게 되는 등 소형정치망 등 서너개의 어장이 몽땅 피해를 입었다.
12일부터 출어를 포기했으며 어장에 든 고기도 모두 버려야할 형편. 오보리도1종공동어장이 피해를 입어 전복과 각종 횟감용 활어 어획이 심각한 타격을입게 됐다. 오보.노물리 등 인근 20여개 횟집들은 바닷물급수를 모두 중단했다.그러나 계속 물을 갈아주어야 하는 수족관의 어류폐사 피해가 현실화됐다. 해수욕장 상가와 민박집들은 피서 막바지 주말을 하루 앞두고 이같은 사태가 벌어져피서객이 모두 철수해 버리자 울상이다. 어민들은 직간접 피해액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국대응=공무원이 비상동원되는 산불 발생때와는 너무나 달랐다. 심각한 연안오염과 어민피해가 예상되는데도 공무원 비상동원을 통한 적극적인 기름띠 제거 나서지 않아 어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현장에는 영덕읍과 수산과 및환경보호과직원 수명이 나와 흡착포와 마대를 나눠주고 현장을 지켜볼 뿐 기름 제거작업은 거의 어민손으로만 이뤄졌다.
한편 동해안에는 지난 88년 포항시 대보면 장기갑등대 앞바다의 유조선 침몰로벙커C유가 유출돼 포항, 영덕, 울진까지 북상하면서 일대 연안이 기름으로 뒤덮이는 해양오염사고가 있었다.
영덕·鄭相浩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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