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윤리
윤리적인 이론과 실제의 행동이 대립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어떤 일을 행하면서 윤리적인 이론대로 행동하면 손해를 보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물론,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기주의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느냐 또는 하지 않아야 하느냐를 결정할 때, 자신의 이익을 그 기준으로 삼는다. 그들의 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기준이 '자기 이익'에 있다고 해서, 우리는 그들을 이기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현실적으로 손해 보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기주의자에게는 윤리적인 이론과 실제의 행동이 대립하지 않으므로 갈등도 없다. 따라서, 이론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가라는 문제는 이기주의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면, 윤리적인 이론과 윤리적인 행동은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이 옳다고 인정하는 윤리적인 이론이 있다면, 옳다고 인정하는 과정 자체가 그대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며, 자기 스스로 어떤 윤리적인 주장을 한다는 것은 주장이 적용될 기회가 있을 때는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윤리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표가 우리 모두가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기본적으로는 이론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그것은 윤리적인 실천과 분리될 수 없다. 윤리적인 이론은 윤리적인 행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자신의 행동 기준을 현실적인 이익 추구에만 두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겉으로 말하는 윤리적인 이론이나 주장이 자신의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자기 이익만 탐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은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하는 행동을 한다거나 보편적인 원리를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리하여 이론과 실천이 대립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거라는 문제가 윤리학에서 중요하게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죄와 벌'에 나오는 대학생처럼 '더욱 커다란 사회적 이익을 위해서는 사회에 불필요한 노파를 죽여도 된다'라는 주장을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보자. 이런 경우, 그 사람은 진심으로 그런 주장이 옳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실행에 옮기려고 마음을 먹을 때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작품에 나오는 대학생처럼 실제로는 행동에 옮기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좋은 결과가 보장된다고 해도 자신이 하려는 일이 결국은 악한 행동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이론이나 주장을 대했을 때, 우리는 일단 그 주장의 논거를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더욱 커다란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만 있으면 다른 무고한 사람의 목숨도 빼앗을 수 있다라는 논거가 적절한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적절한 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단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윤리적으로 살기 위해서라도 그에 앞서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식하면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어렵다.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합리적이면서도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윤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우리가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 사회는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 사회는 주먹이 센 사람이 주먹이 약한 사람을 지배하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삶은 자신이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사람이 윤리적인 행동을 하건, 부도덕한 행동을 하건. 그것은 그의 삶이며 그의 선택이다. 우리는 우리들 각자의 삶의 모습에 따라, 우리 자신의 본질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들 각자가 어떤 형태의 삶을 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것에 의해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의 행동에는 그 사람 나름의 가치관이 담겨 있다. 우리는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어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이론에 입각한 삶을 사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할 것이며, 그 행동은 자신이 옳다고 인정하는 이론이나 주장을 담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윤리적인 이론과 그 행동은 궁극적인 일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3차문제 최우수작
우리 사회는 예전에는 사람의 손으로 처리되던 일들이 이제는 거의 모든 문서와 정보가 컴퓨터에 의해 일괄 처리되는 정보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전에는 단순한 호기심과 영웅심에서 비롯된 해킹이 '사이버 테러화'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각종 인터넷 기업이나 각국 정부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이 사이버 테러에 의해 마비되어 그 피해가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비해 개인적 차원의 대응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에서도 대비책이 필요하게 되다.
우선, 사이버 테러를 일으키지 않도록 개인적 차원의 윤리가 필요하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과 비접촉성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자기가 사이버 공간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하든 남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실체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사이버 테러와 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악용해서 남이야 피해를 입든 말든 자기의 호기심과 욕망만 만족시키면 된다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 사이버 공간은 이미 개인적 차원의 호기심의 공간이 아니라 무수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의 공간이다. 공공의 공간을 함께 이용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공공 생활의 기본적 윤리이다. 지난번 러브 바이러스와 같이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에서 한 행동이 무수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는 사회 전체의 커다란 해악이 된다.
이제 컴퓨터는 개인적 차원의 사용물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기밀과 공문서 및 군사 정보까지 거의 모든 영역을 처리하는 도구이다. 이런 사이버 공간의 질서를 위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해킹을 방지하고 해커들에게 벌칙을 가할 수 있는 제도를 입법화해야 한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군비 경쟁에서 상대방 국가들의 컴퓨터 기능을 마비시키는 바이러스를 개발한다고 하기도 한다. 이런 것은 과거의 세균 전쟁과 마찬가지로 적은 경비로 상대방 국가의 모든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바이러스를 함부로 쓰면 전세계의 컴퓨터 망이 하루아침에 마비될 수도 있다. 국제법상에 세균전을 규제하듯이 컴퓨터 바이러스 사용도 엄격히 규제해야 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컴퓨터 전문가들을 특수 교육하여 이런 것을 통제하고 규제할 수 있는 기관을 제도적으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반사이버 테러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런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사이버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선 사이버 공간의 이용자들은 자기의 사적인 신상이 담긴 정보를 잘 보관하고 관리하여 컴퓨터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이버 테러의 장본인인 해커들도 자기의 재미와 이익을 위해 범국가적인 차원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자기 중심주의를 버리고 사이버 공간에서도 현실의 생활과 같이 법과 윤리를 지켜야 한다는 준법 정신과 윤리 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다. 또 국가적으로는 사이버 테러를 행하는 해커들을 강력히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질서 확립과 법 집행이 선행되어야 하고 국가의 주요 정보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반사이버 테러 기술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53차문제 총평
이번 논술 문제는 사이버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과 국가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대응 및 윤리적 태도를 논하는 것이었다. 문제의 성격상 이는 오늘날의 첨단 과학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인간은 많은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오면서 이는 항상 새로운 문제를 유발해 왔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대응도 새로운 윤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범죄 행위와 달라서 이는 전파 매체를 통해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전파 매체는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무단으로 넘나들 수 있다. 그리하여 그 피해도 엄청나게 클 수 있고 범인을 잡기 힘든다.
이번 논술 문제는 영진 고등학교 3학년 최기룡 학생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뽑았다. 학생의 글은 전체적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가 무난하며, 전체글의 구성도 잘 되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읽기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논술의 내용을 조금 더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학생이 논의하고 있는 수준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읽기 자료의 내용은 이미 사이버 테러 전쟁이 현실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쓰여져 있다.
---55차문제
문제:아래의 글 가)는 신문에 투고한 독자의 글이고 나)와 다)는 신문 기사의 내용을 간략하게 추린 것이다. 이들 글의 내용은 전부 전·현직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고위 공직자들에 관한 것이다. 고위 공직자들은 국민들의 혈세로 그들의 품위 유지와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하고 그들의 생활에 필요한 월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들은 모든 행동에서 국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다. 아래의 글에 나타난 공직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혀 보고 바람직한 공직자의 윤리에 대해 논술하라.
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약속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민련 김종필 명예 총재의 경우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러 고위직을 겸임하면서 온갖 영화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지난달 용인 지역 폭우 때 수해로 인해 가옥과 재산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유유자적하며 골프를 치고 간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난 1일 전 일본 총리였던 나가소네와 골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회 일정을 이리저리 조정해 가며 골프를 즐겼다고 하니 해도 너무 한 짓이다또한 국회의 추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쯤은 아예 관심조차도 없는 사람들을 국민의 대표로 선출했으니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길 기대하지만, 이 또한 무리라는 생각에 안타깝기만 하다. 나) 세금감면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뒤 소환에 불응해 오던 김범명 전 자민련 의원이 수사가 진행 중이던 28일 중국으로 도피한 것이 확인됐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김 전의원이 출국한 뒤에야 늦게 출국 금지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5일 김 전의원이 국회 재경위 간사 시절 의류업체 N물산으로부터 세금감면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수사에 나섰는데 김 전의원은 지난달 27일 1차 소환에 불응한 다음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검찰은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온데다가 첩보의 신빙성을 확인할 수 없어서 1차 소환에 불응한 뒤 출국금지를 했다고 밝혔다.
김 전의원의 해외 도주는 지난 5월 박병일 전의원이 12억원대 부동산 사기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되기 전날 도주한데 이은 것으로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병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N물산으로부터 수천만 원씩을 받은 혐의로 검찰이 내사를 진행 중이던 임채주 전 국세청장과 민주계 실세 C전의원, 현직 은행장 등에 대한 수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다) 제214회 임시 국회가 산적한 민생 현안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정쟁에 휘말려 제 기능을 상실한 가운데 의원들이 집단 외유에 나서는가 하면 정당 지도부가 대낮에 술판을 벌이는 등 과거의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 사회단체는 물론 여야 정당의 내부에서도조차 정치권의 자성과 관행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국정운영에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여야 정당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법안 58건을 비롯, 추경예산안 1건, 동의안 2건, 건의안 1건, 결의안 3건, 총 65건의 안이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추경안을 비롯, 정부 조직법 개정안 등 화급을 다투는 안건이 다수 포함돼 있을뿐아니라 금융불안 해소를 위한 금융지주회사법 등 각종 민생현안의 법안들이 낮잠을 자고 있다. 이같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단체 외유를 나서고, 정당의 지도자들이 점심 시간에 폭탄주를 마셔 빈축을 사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