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부터 29일까지 대구시 지체장애인협회 주최로 영덕군 고래불해수욕장에 중증장애인 700명(자원봉사자 포함한 인원)과 함께 바다체험대회를 다녀왔다. 따가운 햇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모처럼 낭만과 자유를 즐겼다. 3박4일동안 불평 한마디 없이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준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참가자 모두에게 가치있는 추억과 즐거움을 남기고 막을 내렸지만 결코 그냥 넘어가선 안될 몇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처음 우리가 대회를 치르고자 정했던 장소는 장사해수욕장이었다.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체로 잘 되어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영덕군청은 사람이 너무 붐벼 장애인에게 불편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고래불해수욕장으로 옮기라고 통보했다. 어쩔 수 없이 옮기긴 했으나 거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700만원을 들여 장애인용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직접 설치해야만 했다. 더구나 병곡면에서는 텐트설치비, 수도료, 주차료 등을 포함한 부대비용으로 200만원 상당을 요구했으며 협회측은 편의시설의 미비를 이유로 50만원만 지불했다. 결국 대구시에서 바다체험대회 경비로 2천만원 정도의 예산을 받아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부대비용을 지불하는데만 총예산의 37%인 750만원을 사용해버렸다. 들이지 않아도 될 예산을 써 버렸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이벤트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크다.
편의시설은 법과 제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중요하다. 과연 어떤 결정이 장애인에게 유익한가를 고민하는 배려 하나하나가 장애인도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우수하게 제작된 편의시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정성어린 편의시설을 기대한다. 덧붙여서 아예 장애인 전용 바다수련관을 하나쯤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송덕준(대구시 지체장애인협회 고충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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