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가큐슈인대 연구소-"조선총독부 간부 육성녹음 보관"

입력 2000-08-08 14:31:00

일제시대에 한반도의 식민지 통치를 담당했던 조선총독부 고위관리와 관계자 등 120여명의 전후(戰後) 육성기록이 가쿠슈인(學習院)대학 동양문화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8일 보도했다.

고위관리 및 관계자들의 증언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청산을 촉구하는 여론이 강했던 1958~62년에 구식 릴 테이프 418권(약 800시간분)에 수록된 것으로, 스스로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해명하는 내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 조선 민중과 직접 접촉했던 관계자의 입장에서 행한 증언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증언한 사람들 가운데 경무국 경험자 5명은 소련과의 국경경비에 대해 "티푸스균을 밀가루에 넣어", "유치한 짓을 열심히 했다"고 언급, 구 일본군이 세균전에 광분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아사히는 이들의 증언에서는 30년대 후반에서 40년께로 추측되는 시기에 '공산주의자와 민족주의자에 대해서 티푸스균을 사용한 세균전의 실행을 넌지시 비추고 있다'고 설명, 독립운동가들이 세균전의 실험 대상이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학무국장 출신은 3.1운동 직후 총독부 내에서 조선에도 대학을 세우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며 대학을 세울 경우 농업대학이 가장 좋다는 소리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그 이유는 조선인이 대학을 나와도 취직할 길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

그는 또 "조선인들간에는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교육을 열심히 받을 경우 반드시 독립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공공연히 있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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