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가족 표정 스케치

입력 2000-08-08 12:52:00

o...일각이 여삼추입니다-방북할 영주권계희씨"동생을 만날 생각을 하니 요즘은 일주일이 오십년 보다 더 길게 느껴집니다."오는 8.15에 맞춰 50년 동안 헤어졌던 동생 권중국(68)씨가 서울에 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누나 권계희(73.경북 영주시 하망1동)씨는 꿈에도 그리던 동생을 이제야 만나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권씨는 "동생이 오면 한복을 입혀서 어른 산소에 성묘라도 할 요량으로 모시를한필 준비했는데 고향방문은 어렵다니 뭘 준비해야 할 지 밤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씨는 "오늘이라도 가까이 살고 있는 가족들을 모아 동생을 만날 준비를 서둘러야 겠다"며 들뜬 마음을 나타냈다.

권씨 부모는 모두 사망했고 북에 있는 중국씨를 포함, 4남4녀 형제들은 경북 영주와 봉화, 서울 등지에 모두 생존해 있다.

O...부모님 묘소에 7형제 모이는 꿈꿔

"동생과 함께 부모님 묘소를 찾아 7형제가 모두모인 것을 하루빨리 알려드리고싶습니다"

8일 최종 확정 발표된 북측 이산가족 방문자 명단에 동생 김치효(69)씨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한 대구의 형 치려(74.세무사.북구 태전동)씨는 "분단직후 수년동안하루도 빠짐없이 대구역에 나가 동생을 기다리시던 아버지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동생 치효를 제외한 여섯 형제들이 현재 서울과 대구, 경산 등지에 모

두 생존해 있다"면서 "어서 만날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크게 반가워했다.

김씨는 "생전의 부모님 모습과 동생의 학창시절, 형제들의 모습 등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가족앨범을 만들었다"면서 "동생이 앨범을 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동생이 워낙 총명해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것이 없었다"면서 "동생이 당시 경북대와 서울대를 놓고 진학문제로 고민하다 50년 4월 서울대 정외과에 입학한 뒤 2개월후 전쟁이 터지면서 소식이 단절됐었다"고 회고했다.그는 꿈에도 그리던 동생과의 상봉에 대비, 형제 등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선물을마련하는 등 준비를 해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