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확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장의 박 대통령 기념관 부지 선정과 관련한 4일 기자회견장은 여느 회견과는 틀렸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통상적인 장면이 아니라 기자는 학생, 신 회장은 엄한 교사가 된 듯했다.
올해 팔순의 나이, TK 대부로 불리는 그는 30여분간 고향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애타는 호소'를 섞어가며 입지 선정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그리고 '무엇이 진정 박 대통령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회견장 뒤편에는 구미에서 올라온 '구미기념사업회' 사람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었지만 그들도 '구호' 대신 침묵속에 그의 말을 '경청(?)'했다.
신 회장의 설명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은 단순히 추모의 공간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국민소득 100불의 나라가 중진국으로 도약한 세계사적 사건을 연구하는 곳이 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적지는 서울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나폴레옹의 기념관이 왜 파리에 있고 40개소에 이르는 미국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 중 유독 링컨과 위싱턴의 기념관만은 수도인 위싱턴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
또 전라도 출생의 김대중 대통령조차 "비록 박 대통령은 나의 평생 정적이지만 그의 업적을 후대가 배우기 위해서는 서울에 기념관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데 고향사람들이 나서서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앞으로 구미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분노가 묻은 목소리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자신은 기념회 예산을 줄이기 위해 이사회 회의도 점심시간을 피해서 하며 기념회 실무진이라야 자신을 포함 고작 두 명이 전부라고 밝혔다. 더이상 고향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여력도, 시간적 여유도 없다는 말도 했다.
1시간의 기자회견. 박 대통령과 함께 조국 근대화의 일임을 맡은 이로써 박 대통령에 대한 그의 마지막 충정은 안타까움으로 녹아있었다.
李宰協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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