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허술한 돈관리 화근

입력 2000-08-03 15:05:00

◈보안장치없이 선반 보관 대리근무자없이 자리비워2일 오후 발생한 외환은행 포항지점의 현금 7천만원 도난사건은 은행측의 허술한 돈관리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경찰관계자는 1억4천만원이나 되는 현금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보안장치가 전혀 없는 선반에 올려두고 있는 것도 문제이고, 대리근무자 없이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근무체계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도난당한 출납계는 창구 직원들과 현금자동지급기에 돈을 공급하는 업무를 담당, 직접 관계직원외에는 출입이 통제되거나 자제되는 구역이어서 평소 도난사고 우려는 거의 없었다며 사고원인을 '범인들의 용의주도'로 돌리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거액의 현금이 있던 자리에는 건물 바깥 공터에서 살짝 손으로 밀기만 해도 파손되는 유리창을 설치, 범인들이 대낮에 유리창 접착용 실리콘을 떼낸 뒤 밖에서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7천만원을 털어 달아나 은행의 경비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은 또 범인들이 침입로로 이용한 옆건물과의 공터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폭 3m, 높이 1m 가량의 스테인레스 차단문과 유리창 철창살을 각각 파손해야 가능했는데도 은행측이 모르고 있었다는 점도 납득키 힘들다고 했다.

경찰은 2명 이상의 범인이 범행을 치밀하게 모의한 뒤 며칠전 또는 최소한 이날 오전 일찍부터 차단문, 철창살, 유리창을 차례로 파손해 놓고 담당직원이 식사하러 나간 시간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CC-TV 화면 판독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朴靖出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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