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민 협의회 총회

입력 2000-08-03 00:00:00

인도네시아 MPR(국민협의회) 연례 총회가 오는 7일 소집된다. 18일까지 계속될 예정. 이에따라 새로운 상황 아래서의 이 기구 위상·역할, 와히드 대통령의 지위 등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PR는 어떤 기구?=대통령 선출·해임, 국가 정책방향 결정, 헌법 개정 등 3대 권한을 가진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이다. 헌법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MPR이 이를 전적으로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년 단위의 국민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국회의원 500명, 전국 26개 주별로 5명씩 뽑는 지역대표 130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능대표 65명 등 695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선 직후 총회를 열어 대통령을 선출한 뒤 새로운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국가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총회는 5년에 1회 이상 개최하며, 특별 임시총회를 열어 대통령을 탄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명무실한 거수기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탄핵절차 규정이 없기 때문. 수하르토가 1968년부터 무려 6차에 걸쳐 연임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제도적 맹점 덕택이었다.

◇새로운 상황=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있다. 대의원 구성면에서 와히드 대통령 추종세력이 훨씬 적기 때문. 와히드가 소속된 국민각성당(PKB)의 국회의석은 10%(51석)에 불과하다. 반면 반 와히드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투쟁당(PDIP)과 골카르당은 153석 및 120석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 5년에 한번 총회를 갖던 관례를 깨고 일년도 채 안돼 이번에 MPR이 총회를 여는 것도 그 탓. 이번엔 본래 역할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의원들은 와히드 대통령 집권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경제 및 국토 분열 위기, 사회 혼란, 공산당 허용 발언, 잦은 해외순방 등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통령 탄핵 절차 마련을 위해 헌법 일부 조항을 개정할 가능성이 높다.

◇와히드 탄핵될까?=와히드 축출 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보이고 있는 정치세력은 MPR 전체 695석 대의원 중 각각 153석과 120석을 보유하고 있는 국회 제 1·2당인 민주투쟁당과 골카르당 등이다. 이들은 와히드 대통령이 지난 4월 자파 장관들을 사전 협의없이 해임한데다 국회의 개각 배경 설명 요구를 거절한데 대해 격분하고 있다. 메가와티 부통령이 민주투쟁당의 총재이며, 그녀는 대통령과의 밀월관계 청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 정치분석가들은 여러 정파들이 이번 MPR총회를 와히드 축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그러기보다는 4, 5개월 동안 1, 2차례의 해명기회를 준 뒤 안되면 본격적인 밀어내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문에 이번엔 대신 탄핵절차 명문화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폭동설=와히드가 장기간 의장을 맡았던 회원 3천500만명을 거느린 최대 이슬람단체 NU(나드라툴 울라마)는 "MPR 총회기간 중 와히드에 대한 탄핵이 시도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 관련 정치세력을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NU는 산하 경호조직으로 최근 언론사 점거 등에 동원했던 반서르 요원 40만명을 자카르타에 보내 와히드 지지 시위를 대규모로 전개할 방침이기도 하다.

그러나 NU가 이같이 물리적 응징을 시도할 경우, 두번째 규모의 이슬람단체인 무하마디아 요원들과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회원 2천800만명의 이 조직은 와히드 공격의 선봉에 선 아미엔 라이스 MPR의장이 이끌던 조직. 이같이 뒤숭숭해지자 경찰과 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치안에 몰두하고 있다.

◇외국의 반응=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해온 상당수 외국 자본들이 투자를 보류하고, 기존 외국계 업체들은 수출 대금을 해외에 대기시키고 있다. 이 바람에 최근 인도네시아 화폐 가치 및 증시가 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와히드는 최근 군부 개혁을 주도해 오던 전략예비 사령관(중장)을 최근 해임했다. MPR 총회기간 중 군부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로 인해 군부 개혁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인도네시아에 대한 군사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미국 등 다른 나라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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