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기 피해 속출

입력 2000-08-01 15:17:00

'수천달러의 비자금이 있으니 당신 계좌에 숨겨놓고 싶다. 보상금으로 총액의 30%를 주겠다'

최근 아프리카 모국가의 중앙부처 당국자나 대기업 임원을 사칭해 '비자금을 숨겨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국제우편을 지역 기업체에 보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하는 '국제사기단'이 출몰, 지역기업들이 피해를 입고있다.

대구 모섬유업체 대표 김모(38.동구 신암동)씨는 지난달 10일 발신자가 아프리카 모국가 국방성 간부 명의로 된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3년동안 국방성 회계감사를 맡아보면서 관리하고 있는 비자금 2천580만 달러를 당신 계좌에 숨겨두고 싶다. 계좌번호를 팩스로 알려주면 입금한 뒤 30%를 보상금으로 주겠다"고 했다.

김씨가 팩스로 계좌번호를 알려주자 "업무추진비로 우선 2천달러가 필요하니 송금해달라"고 요구해 돈을 부쳤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것.

대구시 중구 모업체 대표도 지난달 27일 아프리카 모국가 중앙부처 명의의 국제우편을 받았다.

이 편지도 "인근 국가와 무기거래 과정에서 차액을 남겨 비자금이 생겼다"며 "비자금을 나눠갖자"고 제의했다.

이들 국제사기단은 주로 아프리카 특정국가나 정유회사를 사칭하는데다 국제우편에 명기한 연락처나 당사자 직책 등이 그럴듯해 국내 업체들이 이들의 사기에 쉽게 속아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사기수법은 외환위기 이후 자금사정이 나쁜 국내 섬유업체나 기업들을 표적으로 하고있어 지역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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