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수술 못받나"…불안한 환자들

입력 2000-07-31 15:02:00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수술이 연기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지난 6월의 의료대란 때처럼 다시 공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30일 오후와 31일 오전 지역 종합병원의 입원실에서는 "언제 수술을 받을 수 있겠느냐" "혹시 파업이 장기화 돼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면 병세가 악화되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또 외래환자가 몰린 31일에는 일부 외래진료가 취소되면서 환자들이 발길을 돌렸다.

경북대 병원에 암수술을 위해 입원한 40대의 ㅈ씨는 수술이 연기되면서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ㅈ씨는 "수술 날짜가 잡혀 지난 24일 입원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병원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환자가 아파 죽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방치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울먹였다.

계명대 동산병원에 위암으로 입원 중인 70대의 김모 할머니. "빨리 수술 받으면 치료될 수 있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입원을 했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이 취소됐다. 김 할머니는 "아파서 왔는데 수술 날짜가 기약 없어 불안하다"며 아픈 속을 달래려 국물을 입으로 떠넣고 있었다.

다른 한 보호자는 "환자의 수술이 연기돼도 괜찮겠느냐"고 의사를 붙잡고 애원하다시피 묻고 있었다. "괜찮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도 이 보호자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8명의 입원환자 모두가 수술이 연기된 영남대병원 외과의 한 병실. 환자 김모(47)씨는 "의사들이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 병원의 다른 병실에 입원 중인 장모(64) 할머니. 오른쪽 발의 뼈가 아파 7월말 수술 예정으로 입원했지만 언제 수술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 할머니는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밤에 잠도 못잘 정도"라고 답답해 했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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