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안해도 차기 선두주자 각축

입력 2000-07-31 14:01:00

김대중 대통령이 '8월 전당대회는 당권이나 대권과 관계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최고위원 경선 결과는 민주당의 2002년 대권과 무관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차기를 노리는 당내 인사들의 물밑 각축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차기를 노리는 경선주자들은 이번 경선이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한화갑, 김중권, 김근태 지도위원과 이인제 상임고문 등이 내심 차기 대권구도를 염두에 두고 경선레이스에 뛰어들고 있다.

한 위원은 이번 경선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 경우 호남의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 당의 차기 간판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경선에 뛰어들면서 "호남이라고 해서 (차기 대권후보가)안된다는 법이 있느냐"며 차기대권 도전의지까지 시사하고 있지만 다분히 경선전략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그것보다는 한 위원이 이번 경선레이스에서 어떤 후보와 연대를 하게 될 지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대권보다는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와 손잡는 주자는 대권쪽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경선대열에 합류한 김중권 지도위원은 한 위원과의 연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위원과의 연대 또는 김 대통령의 지원이 제대로 먹혀든다면 2위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이 차기대선을 앞두고 전국정당화의 모습을 갖추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영남권 대표주자로서의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 차기에 대한 희망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고문은 곤혹스런 입장이다. 지난 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차기주자로서는 가장 두드러진 입장이었으나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당내기반과 실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게임이다. 경선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개혁세력의 대표로 나선 김근태 위원은 정통개혁세력의 대표로서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혀 차기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에 고른 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거취도 여전히 민주당 차기구도의 변수로 상존하고 있다. 정 의원은 30일 권노갑 고문과 골프회동을 갖고 입당시기를 조율했으나 전당대회 전에는 입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 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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