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범죄 날로 흉포화

입력 2000-07-27 14:37:00

최근 가정내에서 걸핏하면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부부간 사소한 다툼끝에 살인으로 치닫는 경우가 흔해졌고 심지어 부모와 자식간에도 폭행과 살인을 서슴지 않는 끔찍한 가정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정부가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서도 가정범죄가 더 극한으로 치닫는 것은 전통적 가족윤리의 급속한 붕괴 때문"이라며 "경제난에 따른 가족 구성원사이의 불화가 가정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26일 내연의 여자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격분해 흉기로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박모(46·남구 대명10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 24일 오후2시쯤 남구 대명10동 자신의 집 안방에서 남편 권모(41)씨가 술에 취해 내연의 여자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격분, 전화선 등으로 남편의 손발을 묶은 뒤 반항하는 남편을 흉기로 1차례 찌르고 망치로 머리 등을 10여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박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평소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면서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데 분을 참지 못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최모(60·남구 봉덕1동)씨는 지난 13일 오후5시10분쯤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평소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을 하던 중 거실 식탁위에 있던 흉기로 아내 김모(45)씨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지난 20일 조모(55·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용돈을 주지 않는다며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른 아들(24)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조씨는 지난 4월 아들이 군에서 제대한 뒤 별다른 직업없이 지내면서 자주 자신에게 대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 4월에는 설모(43·동구 불로동)씨 부부가 자신의 집에서 술값 3만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아버지 설씨를 폭행하는 아들(23)을 넥타이로 목졸라 숨지게 했다.지난달 7일에는 이모(51·달서구 신당동)씨가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다닌다'며 나무라는 어머니(73)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월에는 부부싸움끝에 부인을 살해하고 사체를 토막내 버린 박모(43·북구 침산동)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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