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낮아도 동일임금 주라니

입력 2000-07-27 00:00:00

업계가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강력 반대하는 이유는 당장의 기업 부담 추가에다 노동3권까지 보장할 경우 나타날 미래의 노사 불안이다.

업계는 '정부.여당이 기업을 살리느냐,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을 우선 하느냐'는 관점에서 고용허가제 도입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외국인 산업연수생과 내국인 근로자를 똑같이 대우할 경우 상여금, 퇴직금 등 기업의 추가 부담이 현재보다 20~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섬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언어 소통 어려움 등으로 생산 기술은 내국인 근로자의 70~80% 선에 불과한데도 임금을 똑같이 지급한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인들 대부분은 "노동3권이 허용되면 권리 보장 요구가 높아져 결국은 우리 상품의 경쟁력 저하로 나타나는데 왜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만 고려하고 기업 입장은 도외시 하느냐"고 불만이 대단하다.

업계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고용허가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여당의 설명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대부분 불법 체류자를 대상으로 일어나는데 정부가 너무 확대 해석한다고 판단한다. 합법적으로 근무하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은 임금, 의료.산재보험 등에서 차별 대우가 거의 없지만 불법 체류자가 취업할 경우 사업주들이 이를 미끼로 임금체불.갈취 등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업계는 당연히 여기에 대한 제도 보완을 해나가면 해결이 가능한데도 정부는 외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 보호해야 할 자국 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대라산업 여성술(69) 사장은 "산업연수생들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업체 배정을 확대하면 불법체류자가 감소, 인권 침해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5월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력은 24만3천명으로 이중 합법 취업자는 36.8%인 8만9천명에 불과하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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