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이인성 기념전

입력 2000-07-26 14:04:00

대구시가 이인성 미술상 제정과 함께 올 11월중 개최할 예정인 '이인성 기념전'이 서울에서 같은 성격의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등 변수가 발생, 개최가 유동적이다삼성문화재단 산하 삼성미술관은 오는 11월 하순부터 내년 1월말까지 대구 출신의 천재화가 이인성 타계50주년을 맞아 그의 기념전을 준비중이다. 삼성미술관측은 이인성이 한국 근대 미술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으면서도 지금까지 일반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을 고려, 이번에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를 준비중이다. 지난 70년대까지 이인성 유작전이 몇 차례 있었으나 그의 작품 세계를 부분적으로 조명하는 데 그쳐 작품의 진면목을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삼성미술관 및 이인성 기념사업회측과 접촉, 기념전 개최를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조만간 이인성미술상 운영위원회를 구성, 서울 전시회 이전이나 이후로 대구 전시회 일정을 조정하거나 아예 기념전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로선 이인성의 전시작품 확보가 쉽지 않아 자료 위주의 전시회를 연다는 계획도 갖고 있었으나 삼성미술관측이 전시회를 준비하는 바람에 그들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기념전 개최가 좌우되게 됐다.

삼성미술관 관계자는 "이인성 화백의 고향인 대구에서 기념전이 추진중이어서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전시회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8월중 골격을 갖춰 11월 하순부터 전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서울 전시회가 끝나는 내년 2월 이후 대구 기념전이 열릴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유동적이며, 올 11월의 이인성 미술상 수상 시기와 시차가 벌어져 행사의 의미를 반감시킨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대구지역 한 화랑이 독자적으로 삼성미술관측과 협의, 대구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어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다.

대구 미술계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기념전이 추진되고 있으나 전시 작품 확보가 어려운 상태에서 서울 전시회가 열리게 돼 김빠진 상황을 맞게 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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