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예술무대에서 격찬받고 있는 '우리 소리'가 정작 본고장인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예술음악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소리'에 대한 바른 교육체계가 하루빨리 서야합니다"
경상북도 도립국악단 단원이 서양예술음악에 비해 이른바 '곁가지'로 취급받고 있는 우리나라 국악교육의 실태를 고발하는 논문을 발표,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다음 달 영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는 홍희철(32·거문고 연주자)씨.
홍씨가 낸 석사학위 논문 '전통음악교육에 대한 현황 분석 연구'에 따르면 초·중·고교 음악교과서내에서 차지하는 국악의 비중이 서양예술음악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며 국악전공자들이 음악교사로 나설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봉쇄돼 있다는 것.
홍씨의 자료조사결과, 초등학교에서의 국악교육은 서양예술음악과는 달리 4학년이 되어야 이뤄지고 있으며 음악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22%수준(서양예술음악 78%)에 머물고 있다.
중·고교 음악교과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고교 1학년 9개 종류의 음악교과서를 분석해 본 결과, 서양예술음악이 전체 내용의 75%를 차지해 24%에 그친 국악을 압도했다.
이 논문은 또 국가 교원임용고사 출제경향에서 국악출제 비중이 평균 30%정도에 그쳤고 실기고사도 국악전공자에게 불리하도록 책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수차례 설문조사를 해보니 국악을 몰라 못가르친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교사임용에서 국악전공자들의 진입을 사실상 막은 상태에서 교육현장에 국악을 아는 자원이 들어올 리 없고 이로 인해 학생들이 국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논문은 △국악전공 음악교사들의 교단수혈 △유치원에서의 국악조기교육 △음악교과서내 국악비중 확대 △임용고사 출제 정상화 등이 시급히 해결돼야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홍씨의 논문은 현재 국립국악원이 심사하는 우수논문 평가 본선에 진출해 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