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읍시다-복숭아

입력 2000-07-25 14:10:00

도연명(陶淵明)이 쓴 도화원기(桃花源記)라는 책에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별천지가 나온다. 사람들이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상향. 아름다움과 젊음을 가져다 준다는 선약(仙藥) 복숭아가 많은 정원을 말한다.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페르시아로 건너 가면서 세계로 퍼졌다. 동양에서는 악과 병마를 퇴치하는 과실, 고대 중국에서는 장수를 상징하는 과실이었다. 한나라 서왕모가 무제(武帝)의 장수를 기원하고자 천계로부터 복숭아를 받아 바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시경(詩經)에 신부의 아름다움을 복숭아에 비유한 시가 수록돼 있음을 보면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과일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년 전 청도 화양에서 제일 먼저 복숭아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생·중생·만생종 등 여러가지 품종이 있으며, 7월 중순에서 8월 하순까지 수확되는 대표적인 여름철 과일이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성분이 다르다. 과육이 흰 것을 백도, 누른 빛을 띠는 것을 황도라 한다. 황도의 누른 색을 내는 것은 '카로텐'이라는 물질이다. 비타민A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백도에는 황도의 약 10분의1 정도만 함유돼 있다.

복숭아의 수분(90%)에는 당분, 유기산, 유리 아미노산, 비타민C 등이 녹아 있다. 이것이 갈증 해소와 피로 해소 역할을 한다. 또 숙취에 효과 있는 아스파라긴이 다른 과실 보다 많아 여름철 건강 유지에 아주 좋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다랑어를 먹고 중독됐을 때 복숭아를 껍질째 먹으면 해독 효과가 있다고 하며, 복숭아 잎을 넣어 데운 물로 목욕하면 땀띠에 효과가 있고, 담배 독을 제거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순동 교수(대구가톨릭대 식품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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