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남의원들 현주소

입력 2000-07-19 15:17:00

민주당의 영남출신 전국구 의원들이 '지역창구'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4.13총선에서 영남지역 당선자를 내지못하자 이들 영남출신 전국구 의원들을 영남지역 창구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나 이들의 역할이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만섭 의장을 비롯한 이들은 16대국회 개원을 전후해서 두 차례 모임을 갖고 "지역현안에 관심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전국구라는 한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지역출신 전국구는 이 의장을 비롯, 장태완.김운용.박상희 의원 등 4명이며 부산.경남출신은 김기재.유삼남.박인상.허운나.이미경 의원 등 5명.

이 의장은 '국회의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의욕과는 달리 지역챙기기에 적극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처지. 이 의장은 19일 국회의장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 지역인사들을 만나는 등 지역원로로서의 면모를 보였으나 정치적 무게는 실리지 않았다.

또 민주당은 이들 전국구 의원들이 한결같이 고사하는 바람에 대구시지부장도 내지못하고 있다. 부산 출신의 김기재 의원이 부산시지부 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중소기업중앙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의원은 중앙회 일로 더 바쁘다. 박 의원측은 당 일각의 대구시지부를 맡아달라는 요청에 대해 "대선때는 몰라도 지금은 맡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현재와 같이 고착화된 지역정서를 정면돌파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향후 지역구를 맡더라도' 고향인 달성이나 대구보다는 서울을 선호하고 있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장직을 내놓지 않아 야당과 여론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지만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체육계 대표격인 김운용 의원은 대한체육회와 IOC일로 직능대표로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재향군인회장을 역임한 장태완 의원 역시 지역색채가 별로 없다.

전국구의원을 지역창구로 내세우겠다는 민주당의 영남지역 대책은 그래서 사실상 '무대책'에 가깝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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