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결함'소비자 연대 대응

입력 2000-07-19 15:48:00

차량 구입후 결함이 속출하자 이례적으로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사이트를 개설하고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연일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조직적으로 연대투쟁에 나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LPG승합차 트라제를 대당 2천만원 내외에 구입한 대구 소비자 가운데 100여명이 최근 소비자 권리찾기모임인 안티트라제 대구경북지부를 결성, 연일 현대자동차 대구사업소에서 차량결함 즉각 개선과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20분쯤 안티트라제 대구경북지부 회원 30여명은 북구 노원동 현대자동차 대구사업소에 트라제를 몰고가 수리를 요구하며 항의 농성을 한 데 이어 매일 이 곳에서 현대와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정문앞에 세워둔 트라제 3대를 사업소측이 지게차로 치우면서 마찰이 커졌다.

소비자들은 현대자동차측의 조치에 반발,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등 사태가 확산일로에 있다.

소비자들은 트라제를 자체 점검한 결과, 80여가지의 크고 작은 결함이 발생했으며 급발진, 충격흡수장치 이상 등 사고위험이 높은 결함도 14가지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모(35·수성구 만촌동)씨는 최근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차가 갑자기 멈춰 하마터면 대형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현대측에 항의하고 있다.

안티트라제 대구경북지부에 따르면 김씨의 경우처럼 자동차문 개폐장치 불량, 와이퍼 및 헤드라이트 오작동 등 회원별로 고발하는 피해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올초부터 현대측에 수 차례 개선을 요구했으나 현대자동차측은 '기다려 달라'는 대답만 하고 있을 뿐 지금껏 아무런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분노하고 있다.

안티트라제 대구경북지부 정보부장 채모(37)씨는 "처음엔 국산차가 다 그러려니 했으나 3개월동안 3번의 수리로 시간 낭비에다 수리후 차량 상태가 더 나빠져 있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라며 "생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소비자권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소비자들은 지난 1월 8일 'antihyundai'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1천 500명건 이상의 트라제 피해사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안티트라제 모임도 대구지역에만 100여명, 서울, 경기, 전남 등 전국적으로 1천 2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이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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