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신협력 공동성명

입력 2000-07-19 12:02:00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 및 러시아 수뇌로는 처음으로 19일 북한을 방문했다.이날 오후 북한에 도착한 푸틴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만수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양측간 협력 문제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회담 후 푸틴과 김정일 위원장은 21세기 양국관계의 새로운 방향과 협력 관계를 규정하는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19일 오후늦게까지 공동선언의 자세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를 통해 지난 10년간 한국 쪽으로 치우쳤던 한반도 정책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한.러 수교후 러시아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외에도 푸틴은 남북철도 연결 문제, 시베리아 가스관 한반도 연결, 두만강 유역 개발 참가 등도 논의하며, 군사원조 제공을 조건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토록 종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NMD(국가 미사일 방위) 프로젝트 저지를 위해 그 빌미가 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으려 하고 있다. 공동성명에서도 미국의 NMD 및 일본이 포함된 TMD(전역미사일 방어) 계획에 대한 반대가 천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이타르 타스 통신은 "푸틴의 북한 도착에 앞서 양측은 이미 11개 조항으로 된 공동선언 내용에 합의했다"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여기에는 △양국 관계 발전 △에너지 분야 대형사업 활성화 △운송.산업 분야 협력강화 등 방안이 들어 있다는 것. 또 두 나라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며, 유엔에서 협력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각종 지역 포럼에서 협력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은 20일 러시아로 되돌아 가 극동의 블라고시첸크스에서 열리는 극동.바이칼 발전협의회에 참석한 뒤 21일 개막되는 일본 오키나와 G8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 방문에 앞서 지난 17일 밤부터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던 푸틴은 18일 장쩌민 국가주석과 공동성명을 발표, 'ABM 협정의 존속과 엄격한 준수'를 촉구한 뒤, "미국의 NMD 구축 움직임은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 독주하기 위한 것으로 양국은 이 계획을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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