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전당대회, 7월말 개편대회를 앞둔 민주당 대구시지부가 선장없이 표류하고 있다. 원내 의석도 없고 지지율도 낮은데다 중앙당에서 마저 현 지부장을 교체한다고 흔들어대는 통에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는 것도 당연하다.
때문에 새 지부장을 선출하거나 현 지부장을 유임시켜야 하는 시지부 개편대회 날짜를 개최 시한인 이달 말일로 잡아놓기는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최악의 경우 개편대회도 열지 않고 사고 당부로 지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역출신 전국구 의원 등 새 인물을 찾고 있으나 모두 고개를 젓고 있어 중앙당 일각에선 다시 현 엄삼탁 지부장의 유임가능성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엄 지부장은 심사가 편할 리 없다. '고생만 한' 사람을 주류측과 가까운 인사로 교체하려다 대타가 없으니까 이제와서 대안부재라며 유임을 시키려는 당의 갈 지(之)자 행보로 이미지 손상만 입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에서 위로의 말이라도 들은 게 없다. 그는 이미 중앙당의 교체 방침(6월29일 당무회의)에 의해 시지부 운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당장 민주당 대구시지부는 살림살이가 되지 않을 위기에 놓여 있다. 엄 지부장의 퇴진으로 경제적 뒷받침이 이달부터 더이상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침을 발표한 점에서 보면 기존 지부장은 이미 경질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지역의 대 민주당 인식이 호전될 싹수마저 자를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하나로 똘똘뭉쳐도 반DJ기류를 극복할 가능성이 낮은 '특수'지역에서 전폭적으로 도와줘도 시원찮을 중앙당이 당원들마저 사분오열시키는 등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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